클라우드

레드햇, “SW 정의 스토리지, 아무나 하나”

백지영

-오픈스택 최적화 스토리지 ‘세프’ 통해 시장 공략 강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스토리지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oftware Defined Storage, 이하 SDS)’라는 용어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비싼 스토리지 하드웨어 장비 대신 SW를 통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저장,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다. 여전히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서 외장형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약 10년 후에는 SDS형태의 스토리지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픈소스 기반의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인 ‘세프(ceph)’는 특히 오픈스택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솔루션이다. 오픈스택 재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픈스택 스토리지 인프라 가운데 세프를 채택한 비중은 62%나 된다.

‘세프’는 페타바이트(PB)급의 대규모 환경에 적합한 블록 및 오브젝트 기반의 SDS다. 최근 버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스토리지의 컨테이너화, 성능 개선 등 기업 환경에 맞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방한한 세바스찬 한 레드햇 스토리지 아키텍트 부문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사진>는 기자와 만나 “세프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클라우드 환경, 그중에서도 오픈스택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며 “최근 기존 스토리지 기업들이 SDS를 내놓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는 마치 갑자기 장롱문을 열고 ‘여기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레드햇은 지난 2014년 세프를 만든 ‘잉크탱크’라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세프 커뮤니티를 주도하고 있다. 세바스찬 한 엔지니어는 오픈스택과 세프 진영에서 유명한 엔지니어로 최근 ‘바보들을 위한 오픈스택 스토리지(OpenStack Storage for Dummies)’라는 입문서도 출간했다.

그에 따르면, 세프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프가 세상에 나온지도 벌써 12년이 됐다. 현존하는 네트워크 파일시스템(NFS)은 클라우드 환경이 확산되고, 확장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세프 진영은 완전히 새로운 스케일아웃 기반의 분산형 파일시스템(세프 파일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현재 세프는 코어 역할을 하는 ‘라도스(RADOS ; Reliable Autonomous Distributed Object Store)를 기반으로 라도스에 직접 접속하는 앱을 위한 라이브러리 ‘리브라도스(LIBRADOS)’, 그리고 그 위에 라도스 게이트웨이, 클라우드 플랫폼 통합이 되는 분산 블록디바이스 RBD, 세프파일시스템(세프FS)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최근 테크 프리뷰 1(TP1)가 나온 세프FS는 실험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와 함께 최근 엔터라이즈를 위한 다양한 기능 추가가 논의되고 있다. VM웨어 시장을 위한 iSCSI 기능 추가나 퍼시스턴트(지속적) 클라이언트 캐시, 분산형 파일시스템을 위한 스냅샷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특히 세프의 컨테이너화에 대한 내용도 최근 집중 논의되고 있다.

한 엔지니어는 “테크 프리뷰 2 버전에선 세프를 컨테이너화시키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며 “세프 스토리지 자체를 컨테이너화시키는 직접적인 접근방식과 함께 레드햇 오픈시프트 내에 스토리지 플러그인을 통해 세프를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컨테이너 기반의 플랫폼(오픈시프트)에 스토리지를 가져오는 간접적 방법도 시도 중이라는 설명이다.

SDS가 성능 측면에선 여전히 HW 중심의 스토리지 시스템에 비해 뒤쳐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물론 기존의 스토리지 시스템은 하드웨어 기반이라 이해하기 쉽고, 입출력속도(IOPS) 기준으로만 봤을 때는 직접적인 성능 비교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SDS는 순수한 코드로 구성돼 좋은 성능의 IO를 내기 위해선 여러 스택의 SW를 거쳐야하지만 최근 SSD나 NVMe 등을 적용해 최적화 경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DS가 주목받으면서 거대 스토리지 기업들도 최근 유사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이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다. 이에 대해 그는 “세프가 지금의 모습이 되는데 12년이 걸렸다”며 “이는 하룻밤 사이에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거대 스토리지 기업들은 오픈소스가 태동, 부상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이같은 솔루션을 내놓는 것 같다”며 “결국 SDS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지만, 세프와 같이 10년 이상 순수한 개발 능력이 투입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솔루션은 다른 곳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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