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도 ‘비대면 디지털 채널’을 선호할까…“글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대부분의 업종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공식이 8대2 법칙이다. 상위 20%의 고객이 기업 수익의 80%를 차지한다는 것. 그런데 신기하게도 상위 20% 만을 따로 분류해도 다시 8대2 법칙의 적용된다는 것이다.
백화점이나 금융회사가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해마다 진행하는 VVIP 마케팅은 이러한 경험칙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부자'마케팅의 수단으로 모바일뱅킹과 같은 디지털방식의 비대면채널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까.
외형적인 수치만 놓고 본다면, 부자들은 디지털채널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히 그렇다'라고도 할 수 없다. 부자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부자 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대면 서비스 비중을 강화한다면 부자들의 디지털뱅킹 채널의 활용 필요성은 감소할 수 있기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1일 공개한 '2015 한국 부자보고서'(Korean Wealth Report,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작성)에 따르면, 부자들이 디지털뱅킹 채널 의존도가 높지않을 것이란 예상은 실제로도 빗나가지 않았다.
설문에 응답한 국내 부자들의 91%가 스마트기기(스마트폰,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중에서 모바일뱅킹 이용 경험이 있는 비율은 절반 수준인 41%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권 모바일뱅킹 이용자(등록기준)가 전체 고객중 약 51~53%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10% 정도가 낮은 수치다.
또한 부자들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모바일뱅킹 이용 경험 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보면 디지털에 익숙한 30대 이하의 젊은 부자들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64%로 높았다. 40대도 6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50대 49%, 60대 34%, 70대 이상은 9%로 줄어들었다.
부자라도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디지털 채널에 대한 이용도가 차이가 났다. 50억원 미만의 자산가들의 모바일뱅킹 이용 경험 비율은 51%~52%인데 반면 5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은 33%~38%만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자산규모가 클수록 모바일뱅킹 이용 비중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자산규모가 작을수록 셀프뱅킹(Self Banking)비중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이 보고서는 또 모바일뱅킹을 이용해본 부자들의 모바일뱅킹 이용 목적으로는 거래내용(잔액) 확인이 36%로 가장 높았고, 자금이체 32%, 금융상품 정보수집 10%, 금융상품 가입 10% 순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기기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한편 보고서는 부자들이 지난 1년을 기준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할 때 이용한 채널 비중을 조사한 결과 대면채널인 점포직원을 가장 많이 이용했고(63%),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뱅킹(15%), 모바일뱅킹(10%), ATM(7%), 폰뱅킹(5%)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자들은 대면채널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으며, 비대면 채널중에서는 모바일뱅 킹 보다는 인터넷뱅킹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채널의 경우, 과거 ATM과 폰뱅킹에서 이제는 확연하게 인터넷뱅킹으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모바일뱅킹이 부자들의 메인 금융채널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뱅킹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설문조사는 올해 6월부터 약 2개월에 걸쳐 PB서비스를 이용하는 KEB하나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총 1099부의 설문서가 회수됐고, 보고서는 이 분석결과를 기초로 작성됐다고 하나금융측은 밝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은 평균 108억원(중간값 기준)으로 이 중에서 금융자산은 약 평균 4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설문에 참가한 응답자 중 총자산 100억원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들의 비율은 31%로 집계됐다고 하나금융측은 밝혔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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