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IT업계가 바라본 핀테크①] “핀테크 시대, 금융이 실물에 흡수될 것”
핀테크가 화두다. 전 산업군에 걸쳐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경제 전반에 핀테크가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기세다. 하지만 정작 핀테크가 가지는 본질과 가치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천송이 코트’가 촉발시킨 지급결제 부분에 핀테크가 포커싱이 되면서 핀테크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비전이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데일리는 그동안 국내 금융 IT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온 전문 업체들을 만나 핀테크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핀테크란 금융이 실물에 ‘임베디드(Embedded)’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금융과 실물거래가 시스템 상 분리됐었지만 이제는 융합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5년 안에 뱅킹 트랜잭션이 일어나는 장소는 은행이 제공하는 채널이 아니라 업무 중, 혹은 집안에서 휴식하는 도중에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거래자 간 전자세금계산서가 발급되면 계산서 내에 결제 버튼이 들어가 별도의 인터넷, 스마트폰 뱅킹을 구동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열람하는 동시에 바로 결제가 가능해지는 구조가 핀테크로 가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인터넷 뱅킹과 자금관리(CMS)시스템 분야의 터줏대감인 웹케시 윤완수 대표는 최근 불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 대해 “거품이 아닌 트렌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웹케시는 그동안 국내 인터넷 뱅킹은 물론 기업자금관리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뱅킹 분야에 특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쌓아온 업체다. 특히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인터넷 뱅킹 구축 분야에 있어서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실체는 없이 개념과 미래상에 대해서만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유례없는 인터넷 뱅킹 시스템과 신용카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 핀테크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 환경이 시장의 요구를 금융사가 바로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가 디지털 금융의 선도에 있었다면 핀테크는 스마트 금융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금융 패러다임이 스마트폰(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이 알리페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도 금융 IT환경의 출발점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윤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은행산업이 디지털 금융시대로 바로 전환했다. 일본의 은행시장이 아날로그에 멈춰있을 때 우리는 바로 인터넷 뱅킹을 시작하면서 디지털 금융환경(인터넷 뱅킹)에 들어갔다. 반면 중국은 디지털 금융환경을 건너뛰고 바로 스마트 금융으로 진입했다. 알리페이 등이 2004년에 나올 수 있던 것도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뱅킹으로 촉발된 스마트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핀테크 열풍과 맞물려 디지털 금융 환경이 스마트 금융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의 ‘2014년 인터넷 뱅킹 이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뱅킹 등록고객 구성비 조사 결과 2013년 말 50대50이었던 모바일 뱅킹과 PC기반 인터넷 뱅킹 등록고객 비중이 지난해 모바일 뱅킹이 인터넷 뱅킹 등록 고객수를 근소하게 앞지르면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물론 “인터넷 뱅킹 중심의 금융거래 환경이 스마트폰 뱅킹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환경으로 전이되고 있지만 핀테크 시대에 있어서 은행의 중요성은 여전할 것”이란 게 윤 대표의 시각이다.
윤 대표는 “여전히 우리는 은행이 중심이다. 은행 중심의 지불 메카니즘으로 경쟁해야 알리페이, 페이팔과 경쟁이 가능하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결제를 은행이 독점하고 있는데 이들 은행의 플랫폼이 상당히 폐쇄적이다. 핀테크 시장에서 은행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뱅킹 플랫폼이 오픈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핀테크 연구센터를 오픈한 웹케시는 은행들이 핀테크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표를 세웠다. 현재 16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웹케시 핀테크 연구센터는 뱅킹 플랫폼, B2B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기획 등 3개 팀으로 구성됐다.
윤 대표는 “은행이 (핀테크 시장에서) 웅크리고 있으며 소액결제 분야는 알리페이에 넘어갈 수 있다”며 “중국이 알리페이를 발전시켜 왔다면 한국은 PG(결제 대행)와 CMS를 발전시켜 왔다. 이를 기반으로 은행이 오픈 플랫폼 전략을 통해 핀테크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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