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성장 모멘텀 필요한 삼성SDS…강력한 추진동력 확보
[기획/새로운 도약, 삼성SDS 상장②] IT서비스업계 미치는 영향은?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과 ‘3세 경영승계’라는 관점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IT서비스산업 측면에서만 따로 놓고 삼성SDS 상장의 의미를 깊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IT서비스산업적 측면에서 본다면, 삼성SDS의 상장은 시기적으로 소프트웨어(SW)및 솔루션 중심기업으로의 체질변화와 함께 글로벌 IT시장 영향력 확대라는 과제를 동시에 추진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한 외형 확대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성장, 그리고 그것을 통한 미래 사업 추진 동력의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삼성SDS가 지금보다 한 단계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게 IT서비스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상장으로 강력한 추진 동력 확보…삼성SDS, 성장 선순환 기대= 삼성SDS는 국내 IT서비스업계 부동의 1위이지만 과도한 정책 및 규제의 이슈로 인해 이젠 국내 시장에선 성장의 한계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고, 이와 동시에 글로벌 IT서비스 시장에선 아직 메이저 플레이어의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기때문에 혁신적인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할 상황이다.
물론 경기침에도 불구하고 외형상 올해 삼성SDS의 실적 흐름은 여전히 양호하다. 상장을 염두에 두고 실적관리에 신경을 썼을수도 있겠지만 삼성SDS는 올해 상반기 3조9000억원의 매출과 2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내용적으로 봤을때도 IT서비스, 아웃소싱, 컨설팅, 물류BPO 등 각 부분별 성장세도 고르다. 그러나 삼성SDS 내부적으로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헬스케어 등 신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는 것을 시급한 당면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SDS가 역점을 두고 있는 해외사업의 경우, 2013년 전체 매출액중 40%이상을 올리는 등 외형적으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ITS및 스마트시티 분야 등 IT서비스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하지만 연간 1조달러 시장 규모로 평가받는 전세계 IT서비스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북미, 유럽시장에서의 실적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상장 이후 삼성SDS가 그룹 물류BPO 사업 부문의 지속적 확대, 글로벌 IT시장의 확대 등으로 향후 2~3년후 현재보다 외형이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역량을 IT서비스 부문에 다시 집중시킬 경우 외형이나 질적인 성장과 함께 IBM, 액센츄어 등 글로벌 메이저 IT서비스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IT서비스 산업으로 당당하게 인정받는 계기 마련= 삼성SDS는 그동안 국내 IT서비스업계에서 맏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시장의 양극화라는 비판도 적지않았지만 지난 수년간 삼성SDS, LG CNS, SK C&C가 ‘빅 3’로 자리하면서 중견 IT서비스업체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또 빅3 내에서도 삼성SDS는 사실 매출 4조원을 기록하면서부터 나머지 두 업체와도 격차를 벌려왔다.
이번 상장으로 삼성SDS는 시가총액 10위권 이내의 초대형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삼성SDS의 상장은 그동안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 온 IT서비스업계의 숙원이 풀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코스피 시장에 몇몇 IT서비스업체가 상장돼 왔지만 이른바 ‘특징주’로 주목받을 뿐 IT서비스 산업으로서의 주목도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삼성SDS의 상장은 IT서비스업계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5일부터 시작된 공모주 청약에서 삼성SDS에 쏟아지는 관심은 폭발적이다. 일각에선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한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의 20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IT서비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SK C&C, 포스코ICT 등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상장이 이뤄졌지만 증권가에선 하나의 기업 관점에서만 다뤄왔다”며 “시가총액 30위권 안에 들어가는 IT서비스업체가 복수로 생길수록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도 늘어나고 자연히 일반 투자자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2009년 상장한 SK C&C의 경우, 그동안 SK C&C라는 기업 자체에 초점을 맞춘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삼성SDS가 가세함으로써 앞으로는 IT서비스 산업 관점에서의 분석이 많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IT서비스업에 대한 위상도 달라질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IT서비스산업에 대한 시장의 재조명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삼성SDS 상장이 IT서비스업계의 상장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단초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사는 롯데정보통신이 꼽힌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미 상장된 현대정보기술과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LG CNS의 행보도 관심이다. 현재로선 상장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삼성SDS와 SK C&C 등 경쟁사들이 상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LG CNS도 나름대로의 전략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IT서비스 시장 체질개선에도 긍정적 영향= 삼성SDS의 상장은 IT서비스업계의 체질개선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SDS는 상장 추진 이전에 이미 자기혁신에 나선바 있다. 정부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기업의 공공사업 참여를 제한하자 공공사업은 물론 금융사업에서도 철수를 선언한 것. 공공사업의 경우 사업 제한으로 실익이 없는 상태였지만 금융사업에서의 철수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삼성SDS의 금융시장 철수는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의 금융 IT시장에 중견 IT서비스기업의 참여가 이뤄지면서 시장이 다양성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SDS가 공공과 금융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자연스럽게 IT아웃소싱 사업의 축소도 불가피해졌다. 이미 우정사업본부 등 굵직한 IT아웃소싱 발주처들은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삼성SDS 출신 인사들을 영입한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관련 조직 확충을 통해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삼성SDS의 행보는 국내 IT서비스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삼성SDS가 세계시장에서도 이러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다. 삼성SDS가 상장의 우선 목적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내세운 만큼 글로벌 IT대기업과의 정면승부가 가능할 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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