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업 네트워크도 고객 선택권이 보장되는 시대”
- 아리스타네트웍스·아루바네트웍스·팔로알토네트웍스 ‘멀티벤더 정의 네트워크’ 화두 제시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개인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이젠 네트워크도 가격이나 원하는 가치를 감안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조태영 아리스타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
아리스타네트웍스, 아루바네트웍스, 팔로알토네트웍스가 뭉쳤다. 유무선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보안 분야 전문업체들로 구성된 세 업체가 협력해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잇달아 개최했다.
지난달 23일 대전에 이어 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멀티벤더 정의 네트워크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열린 행사 패널토의 세션에서 네트워크 산업 분야 경력 20년 이상의 각사 지사장들은 네트워크 시장 환경 변화와 ‘고객의 선택권’을 강조했다.
네트워크 분야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업체들끼리 모여 공동 행사를 열어 통합 솔루션을 제시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이번 행사 공동 개최 취지로 조태영 아리스타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은 “네트워크 산업은 그동안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새로운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었다”며 “세 업체는 각각의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종합적인 솔루션으로 고객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보고 이번 행사 시도했다”고 말했다.
박희범 팔로알토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은 “특정 기업의 기술에 종속(Lock-in)돼 고객 선택권이 사라지면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을 따라갈 수 없다”며 “세 업체는 서로 기술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지사장은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벤더가 고객이 원할 경우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지원해 다른 장비와 연동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하지 못해 이득을 줄 수 없다면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고객 선택권’을 강조하고 나선 것에는 최근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이 화두로 부각하면서 사용자 주도로 변모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포함한 기업 IT인프라와 시장이 ‘소프트웨어정의’로 대변되는 환경으로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지사장은 “소프트웨어정의 데이터센터·네트워크·스토리지 등 지금은 SDx(소프트웨어정의anyting) 시대다. 이는 급격한 변화를 빠르게 수용해 내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빨리 제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운영하기 쉬운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벤더들이 기존에 많이 출시했던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로 통제하고 통합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정의’를 얘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조 지사장은 “이제는 시야와 시각을 넓혀야 한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들도 네트워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버와 가상환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네트워크와 어떻게 연결돼 나타나는 일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네트워크와 서버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아리스타 스위치는 리눅스운영체제 기반으로 마치 서버처럼 운영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그 근간을 이루는 리눅스, 파이썬같은 언어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진 아루바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은 “기존에는 ‘박스장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의 비즈니스 모델과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영업도 사업도 할 수 없다”며 “벤더 위주가 아니라 소비자 위주로 봐야 하며 서비스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업체는 이날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발맞춰 기업 네트워크를 위한 최상의 솔루션으로 자사의 기술과 제품을 소개했다. 더욱이 각사의 솔루션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동해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를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c만사라는 가상의 보험사 네트워크 고도화 프로젝트 제안 발표회 상황을 설정해 데이터센터·유무선 액세스·차세대 보안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 환경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아루바네트웍스는 점점 확대되는 모바일(BYOD) 업무환경에 맞는 고성능의 지능적인 ‘상황인지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는데 있어 자사 솔루션이 큰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욱이 무선랜 구축에 필요한 유선 액세스 네트워크를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아리스타네트웍스의 스위치와도 연동해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팔로알토네트웍스 보안 솔루션과는 ‘상황인지DB(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단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구현 가능하다는 점을 선보였다.
팔로알토네트웍스는 고성능의 단일 플랫폼에서 기업의 다양한 보안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최근 기업 환경에서 주축이 되는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기반의 세밀한 통제를 수행하는 차세대 보안 환경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환경을 전통적인 3계층(Tier)에서 스파인·리프(Spine·Leaf)의 2계층 구조의 유연성과 확장성이 보장된 구조로 탈바꿈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과 더불어 재해복구(DR)센터의 자원 활용도와 비용·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액티브·액티브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을 소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가시성 확보를 위해 스위치 플랫폼의 리눅스OS를 바탕으로 팔로알토네트웍스, 아루바네트웍스를 비롯해 리버베드, 스플렁크, F5네트웍스, VM웨어, 오픈스택 등과 연동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지사장은 “이더넷 스위치 전문회사인 아리스타네트웍스는 아루바네트웍스,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생태계를 이루는 좋은 협력 파트너들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통합될 기반을 갖춘 회사”라며 “스위치, 차세대 방화벽, 무선랜 각각을 따로 보지 말고 융합 생태계가 제공해줄 수 있는 혜택을 고려해 솔루션을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지사장은 “이번 행사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파트너사, 다른 벤더들과 계속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데이터센터 이더넷 스위치 전문업체로, 고성능 저지연 기가급 이상 장비로 시스코가 확보하던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고성장하고 있는 업체다.
아루바네트웍스는 무선 네트워크 시장에서 시스코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업체다. IEEE 802.11n에 이어 최근 나온 차세대 기가비트 와이파이(WiFi) 기술인 802.11ac 지원과 다양한 이더넷 스위치 업체들과 협력에 나서면서 시스코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일 기회로 삼고 있다.
팔로알토네트웍스 역시 차세대 방화벽을 처음 개발해 네트워크 보안 시장을 ‘차세대’로 빠르게 이전하는데 공을 세우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보안업체다. 세계 네트워크 방화벽 시장에서 선두위치를 고수해온 시스코가 최근 소스파이어를 인수한 뒤 보안 분야에 한층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두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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