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현대차 ‘마일드하이브리드카’에 48V 배터리 공급…연비 7~8% 향상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화학이 현대자동차에 48볼트(V)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이 배터리를 2017년 출시될 신형 아반떼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12V 납축 배터리 대신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연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의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차량용 48V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현대자동차에 공급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차세대 아반떼에 기존 12V 납축 배터리 대신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첫 탑재한다. 추후 아반떼 이하급 차량에는 모두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것이 현대자동차의 장기적 계획이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48V 리튬이온 배터리는 단위 제품당 매출액이 크진 않지만 수량이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지사업 매출 확대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미 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2016년부터 본격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차세대 아반떼에는 48V급 전기모터가 달린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손실되는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전기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을 비롯, 정차시 시동을 껐다 출발할 때 전기모터를 활용하는 ‘스타트모터’ 기술이 해당 차량에 탑재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미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는 신형 아반떼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라며 “48V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최대한 활용하면 기존 대비 연비를 7~8%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48V 배터리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 연비 효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쏘나타와 그랜져 등 중대형 하이브리드자동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270V급 고전압 제품으로 부피도 크고 절연 등을 위해 차량 내부 설계를 모두 뒤바꿔야 한다. 같은 사양이더라도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이 400~500만원 가량 비싼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반면 48V 시스템은 기존 12V 시스템에서 전압을 낮춰주는 옵션(48V→12V→5V→3.3V)과 전기모터만 추가하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설계 변경이 크지 않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처럼 48V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이 엔진 동력을 지원하는 차량을 ‘마일드하이브리드카’라고 부른다. 폭스바겐, 벤츠,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2015년부터 48V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도입한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마일드하이브리드카용 48V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포드와 초경량 48V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공동 연구개발(R&D)하기로 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포드사에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 소비국들이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CO₂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연비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라며 “마일드하이브리드카는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의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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