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컨설팅 업체, FATCA 구축 경험 발판 해외 시장 개척 나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컨설팅 업체들이 국내 금융권에서 확보한 FATCA(미국 해외계좌납세순응법) 시스템 구축 경험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FATCA는 미국의 해외금융기관(FFI: Foreign Financial Institution)에 해당하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미국 국세청과 FFI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 7월 1일부터 미 국세청에 해외 금융기관이 보유한 미국 거주자의 해외계좌를 식별해 정기 보고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선 은행권과 증권사 등이 공동 시스템 구축 컨설팅 사업을 완료하고 실제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상태다.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은행권을 비롯해 수협 등 특수은행, 증권, 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FATCA 구축 사업은 과거 국제회계기준(IFRS) 사업과 더불어 대표적인 규제대응(컴플라이언스)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FATCA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객 및 계좌원장 변경, 거래처리 시스템과 원천징수 및 보고 체계 변경 등이 필요해 기존 시스템에 끼치는 변화도 큰 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사업규모와는 별개로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성공적인 FATCA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로 꼽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경험을 쌓은 IT 및 컨설팅 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FATCA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로 한국의 금융기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는 세계 각국의 제도에 부합하는 해당 국가별 FATCA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 등 해외에 지점 및 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해외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사의 해외 시장물량을 소화하는데 업체들이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LG CNS다. LG CNS는 싱가폴에서 현지 컨설팅 펌과 공동으로 사업 수주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FATCA 대응 사업에 진출을 추진 중이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법무법인 광장과 ‘해외 FATCA 컨설팅 조인식’을 갖고 해외 FATCA 구축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해외점포 및 법인을 가지고 현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은행의 경우도 FATCA 적용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FATCA의 해외시장 개척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몇 년 전 IFRS 구축 물결이 국내 금융권을 휩쓸고 난 다음 IT업체들은 동남아 IFRS 구축 시장을 노리고 해외 진출을 타진한바 있다.
하지만 IFRS 도입 시기가 나라별로 다르고, 정책이 그 때 그 때 변화함에 따라 IFRS 구축 시장은 예상만큼 확산되는데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FATCA 역시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것이 잠정적으로 결정돼있지만 현재 까지 FATCA 협정국 리스트에 오른 나라는 40여개에 불과하다. 또 일부 글로벌 금융사들은 미국 고객에 대한 영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FATCA 대응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국내 FATCA 시장도 아직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제도 시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시장 개척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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