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내 ICT 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명박 정부 ICT 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CT 산업분야에 오래 종사한 사람일수록 정책 만족도가 더 낮았다. 정책기능의 분산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했고 ICT 미래환경에 대한 인식 및 철학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ICT 거버넌스 개편방향 세미나'에서 고길곤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338개 ICT 기업체와 ICT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산업계의 정책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2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오래 종사한 사람일수록 정책 만족도가 낮았다. 산업계 종사자들은 지나친 디바이스 중심의 투자를 지적했다. 미래에서는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았다.
ICT 거버넌스의 통합체제와 분산체제 대한 지지도 역시 90% 가량이 통합을 지지했다. 가장 바람직한 정부의 ICT 산업 주무부처 형태로는 38.3%가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부처가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현행체제 유지를 지지하는 응답은 2.5%에 불과했으며 지경부 중심의 기능 확대 역시 7.2%에 머물렀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ICT 정책 문제점으로 ▲미래환경에 대한 인식 및 철학 부재 ▲방통위 기능 실패 ▲ICT 콘트롤타워 부재 등을 꼽았다. ICT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ICT 인프라 및 R&D 투자 확대 ▲전문인력 양성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등을 지목했다.
또한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 중 절반은 ICT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규제와 진흥을 통합하고 통신·방송규제위원회를 부처 산하에 설치하는 안을 지지했다. 34.4%는 방송관련 위원회만 분리하는 방안을 선호했으며 나머지는 통신 및 방송관련 규제위원회를 독립기관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를 통합한 전담부처 도입에 대해 산업계, 전문가 모두 90% 가량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규제 업무의 포함 및 분리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고길곤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전반적인 ICT 정책에 대한 불만족과 불신이 있었다"며 "바람직한 ICT 주무부처 형태로는 규제와 진흥을 통합한 독임형 부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