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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연내 통과 사실상 어려워…모바일 업계 ‘침울’

이대호 기자
-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심의 도입 시급… 게임카테고리 열려 스마트폰 게임 내수 시장 확보가 중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통과가 어려워지자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등의 오픈마켓 국내 게임카테고리가 닫힌 탓에 스마트폰 게임으로 매출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폰 이용자는 줄고 주 수익원이던 일반폰 게임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현재 오픈마켓 자율심의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담긴 게임법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와 여성가족부(여가부) 부처 간 마찰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여가부는 강제적 셧다운 제도 등을 포함한 청소년보호법(청보법)으로 게임의 규제를 계획하고 있지만 문화부는 게임관련 규제를 게임법에 담아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 김영민 사무관은 “청보법은 인터넷 게임 전체를 유해 매체물로 보고 있다”며 “청보법의 안의 게임 회원가입 시 실명 확인이나 게임이용 표시 등은 청소년에 한정된 법도 아니고 이러한 규제는 법체계 상 게임법에 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여가부 백희영 장관은 KBS 뉴스라인의 ‘청소년 게임 중독’ 대책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심야시간 게임이용 금지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 사무관은 “여가부가 처음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문화부에서 여러 번 양보했으나 여가부는 한 번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선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2일 양측은 다시 법안 조율에 나선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9일 회기 마지막 날까지 예·결산 심의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법사위 장석립 입법조사관은 “이정도 일정을 남겨놓고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흔치 않다”라며 사실상 연내 입법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이 같은 게임법 통과 지연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는 컴투스가 대표적이다. 컴투스는 전사 전략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내수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컴투스 강희원 팀장은 “셧다운 제도 등 부처 간 갈등이 심해서 게임법 자체가 단기간 내 통과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시민단체나 정부에서도 아무런 반대가 없는 오픈마켓 건은 별도 분리해서 처리해야 되는 시급한 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바일게임사 엔소니의 강훈주 이사는 “많은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작년 대비해서 올해는 50~70%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작년 매출의 반 이상하면 잘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라고 현황을 전했다.

강 이사는 이어 “피처폰(일반폰)에서 매출이 빠진 만큼 스마트폰 쪽에서 나와 줘야 하는데 게임카테고리가 없다보니 매출회수가 안 된다”며 “업계 상황 자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모두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업체가 언제까지 안정적인 일반폰 게임을 고집할 수도 없다. 지금 스마트폰 게임을 내놓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시장에 대응을 하지 않으면 1~2년 내 업계에서 도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게임법 개정안의 입법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 만큼 모바일 게임업계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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