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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술 새 부대 담은 IT기업들…2025년 맞이 '준비 완료'

권하영 기자 , 이안나 기자 , 김보민 기자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왼쪽 아홉 번째)과 주요 임원진, 직원 대표들이 과천 아이티센타워 입주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티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이안나·김보민기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2025년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임직원을 위한 신사옥을 건설하고, 기업아이덴티티(CI) 및 브랜드아이덴티티(BI)를 개편해 내년에도 승기를 이어갈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IT서비스 기업 아이티센그룹의 경우, 과천 신사옥 이전과 함께 모든 그룹사들의 사명을 '아이티센'이라는 이름으로 묶은 전면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아이티센은 지난 2005년 창립 이후 20여년 간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왔지만, 외부의 여러 기업이 그룹사로 합류하면서 각사 정체성과 CI도 제각각이었다. 이에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아이티센'을 포함한 사명으로 전면 변경함으로써 통일된 브랜드 아래 그룹사 역량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예를 들어 '콤텍시스템'은 '아이티센 씨티에스(ITCEN CTS)', 쌍용정보통신은 '아이티센 엔텍(ITCEN ENTEC)'으로 바뀌며, 시큐센은 '아이티센 피엔에스(ITCEN PNS)', 굿센은 '아이티센 코어(ITCEN CORE)', 클로잇은 '아이티센 클로잇(ITCEN CLOIT)'으로 각각 변경된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아이티센은 '아이티센 글로벌(ITCEN GLOBAL)'로 사명을 바꿔 그룹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 타진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인 가비아도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기업 CI를 개편해 기업 비전을 재확립했다. 마찬가지로 과천지식정보타운에 계열사 통합 사옥과 데이터센터를 마련한 가비아는 지난 10월에 전 계열사의 사옥 이전을 완료하고 약 13년 만의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1998년 도메인·호스팅 기업으로 출발한 가비아는 26년이 지난 현재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데스크톱(DaaS) 등 다양한 층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과천 신사옥과 더불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 내년부터 클라우드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업(MSP)을 하는 메가존클라우드도 올해 하반기 들어 과천지식정보타운 신사옥으로 연구개발(R&D) 거점을 이전했으며, 일부 메가존 그룹사들의 이전을 순차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회사는 과천 신사옥을 통해 R&D 조직 시너지를 강화하고, 산·학·연 파트너사들과 함께 클라우드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메가존클라우드는 과천 R&D 거점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 내년 이후 본격적인 상장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는 4조5000억에서 6조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4월 본래 사명인 롯데정보통신에서 롯데이노베이트로 간판을 바꿔달고, 기존 롯데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에 한정돼 있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롯데이노베이트'라는 이름은 사업 영역에 확장성을 더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회사는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내년에도 메타버스와 전기차충전 사업 등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굿모닝아이텍이 최근 본사를 이전한 고양시 향동 DMC플렉스 데시앙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은 지난 6월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펜타원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약 2000평 규모의 신사옥에는 5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오디토리움과 1인 화상회의 부스 등 협업 공간을 대폭 확충했다. 김다산 위세아이텍 대표는 "과천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유연한 외부 협업 체계 구축으로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인스웨이브는 금융권 고객사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의도 앵커원 빌딩으로 본점을 이전했다. 올해 3월 생성형 AI 기반 증강개발 플랫폼 '웹스퀘어AI'를 출시한 인스웨이브는 이번 이전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DX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8월에는 멀티클라우드·AI 전문기업 굿모닝아이텍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약 730평 규모의 신사옥에는 대형 컨퍼런스룸과 100여 명 수용 가능한 교육장을 갖췄다. 이주찬 대표는 "기존 IT인프라 사업을 공고히 하면서, AI인프라와 정보보호 부문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 정체성 변화도 눈에 띈다. HS효성은 지난 11일 과학과 기술, 집단 지성의 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업 비전과 함께 CI '마스테리아'(Masteria)를 공개했다. 이는 근원, 나무를 뜻하는 라틴어 'materia'와 별을 뜻하는 'aster'를 합성한 것으로, '세상을 이끄는 별'과 '가치 나무'의 의미를 담았다. 이에 따라 산하 계열사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사명과 CI를 변경하며 그룹의 새로운 도약에 동참했다.

경기 과천 소프트캠프 신사옥. 소프트캠프는 컨소시엄 기업들과 함께 건물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

국내 보안 기업들도 채비를 마쳤다. 소프트캠프는 컨소시엄 형태로 기업들과 협업해 경기도 과천에 신사옥을 건설했다. 올 10월부로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고, 최근 임직원들 입주 또한 마무리한 상태다. 신사옥에는 공급망 보안 자회사 레드펜소프트도 입주해 있다. 엑스게이트 또한 지난 8월 가비아 통합 사옥으로 이전하며 과천 시대를 열었다. 현재 과천 지역에는 케이사인과 샌즈랩 등 주요 보안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으로 눈을 돌린 기업도 있다. 휴네시온은 고덕비즈밸리에 신사옥을 건설해 지난 7월 입주를 마무리했다. '휴네시온타워'라는 이름의 신사옥은 지상 9층, 지하 3층으로 건설돼 자회사 오투원즈, 시큐어시스템즈, 더씬도 한 건물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간이 확장됐다. 사옥 내부에는 보안관제센터(SOC)를 비롯해 구내 식당 등이 마련됐다.

고덕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올리는 기업도 있다. 한싹은 고덕비즈밸리 신사옥 건축을 위해 지난해 6월 기공식을 갖고 공사를 시작했고, 내년 3월 완공해 5월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사옥은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되며 내부에는 업무공간과 R&D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사옥 인근 강동구 지역에 직원 기숙사도 건설하고 있다.

같은 시기 SGA그룹은 경기도 의왕시에 전사 통합 거점을 마련했다. SGA와 SGA솔루션즈는 '의왕 스마트시티 퀀텀'으로 본점을 이전했고, 이곳에는 그룹 8개 계열사 임직원 300여명이 총 1000평 규모에 집결해 근무하고 있다. 안랩, 지란지교그룹 등이 활약하고 있는 경기도 판교에 사옥을 짓는 곳도 있다. 현재 서울 영등포에 자리하고 있는 소만사는 내년 초 판교 입성을 목표로 막바지 건설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사무실을 확장 이전한 곳도 있다. 모니터랩은 5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사무실을 이전하며 일명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새 사무실에는 교육장, 스튜디오 등이 마련돼 있다.

락인컴퍼니는 BI 개편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락인컴퍼니는 '친근하지만 강력한 보안'이라는 의미를 담은 고슴도치 캐릭터로 자사 '리앱(LIAPP)' 서비스 BI를 리뉴얼했다. 당시 최명규 락인컴퍼니 대표는 "이번 BI 리뉴얼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보안이 아닌, 안전하고 편리한 보안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리앱 서비스 비전과 방향성이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되는 계기가 돼 글로벌 모바일 앱 보안 전문 서비스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사옥 이전과 사업 개편을 필두로 내년 경기 불황과 업계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불황으로 IT 투자 축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새해맞이 새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권하영 기자 , 이안나 기자 , 김보민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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