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클럽' 삼성생명, 삼성화재에 순익 앞서며 자존심 회복… 올해 '맏형' 자리는 누가?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삼성금융그룹 '맏형'인 삼성생명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동생'격인 삼성화재를 크게 넘어서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간 삼성화재와 엎치락뒤치락하던 삼성생명은 투자손익은 물론 수익성 중심 성과 창출 등에 힘입어 순익이 대폭 개선됐다.
다만 무·저해지보험 등 해지율 관련 회계 이슈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중 누가 '맏형' 자리를 차지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다.
삼성생명은 1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6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40.9% 늘어난 2조421억원으로 '2조 클럽'에 재진입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건강보험 시장에서의 꾸준한 성과와 수익성 중심 경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손익은 1조2615억원으로 무려 128.7% 증가했다. 투자 다변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보유 보험계약마진(CSM)은 13조원을 기록했다. 신계약 CSM 유입 및 보유계약 효율 관리로 연시 대비 7000억원 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건강 신계약 판매 호조로 이어지며 신계약 내 건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 62%까지 증가하했고 생손보 건강시장 내 당사 건강 시장 지배력도 확대됐다"며 "그 결과 1~9월 누적 기준 2조5000억원 규모의 양호한 신계약 CSM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삼성화재도 역대급 실적이지만… 삼성생명 넘기엔 역부족
삼성그룹 또 다른 보험계열사인 삼성화재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8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장기보험은 CSM 상각익 증가와 안정적 예실차 관리로 누적 보험손익 1조333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9% 성장했다. 3분기 말 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8785억원 증가한 14조1813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은 보유이원 제고 노력과 대체투자 등 평가익 확대에 따라 투자이익률 3.46%로 전년 동기 대비 0.50%p 개선됐으며, 누적 투자이익은 2조986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23.9% 증가했다.
'2조 클럽'에 재진입한 삼성생명이 올 3분기 순익 측면에서 삼성화재를 크게 앞섰다는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삼성생명은 자산 기준으로 보면 삼성금융그룹은 물론 보험업계에서도 명실상부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순익 기준에서는 동생격인 삼성화재에 종종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자존심이 구겨지는 분위기가 연출되곤 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올 1분기 701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삼성생명(6220억원)을 뛰어넘었다.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는 삼성생명이 1조3685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삼성화재(1조3124억원)보다 앞섰지만, 그 순익 격차는 불과 5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맏형' 자리 누가 차지할까…무해지 해지율 가이드라인 '촉각'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올해 '맏형' 자리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기준으론 삼성생명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여러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삼성화재의 순익을 앞서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상이한 업황이 향후 이들의 실적에도 지속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생보업계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따라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반면, 손보업계는 시장에 다양한 위험 요인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도 더욱 크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근 내 놓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 순위가 변동될 여지도 있다.
금융당국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보험사들에게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최적해지율을 적용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즉 당국이 정한 해지율을 사용할 경우, 무·저해지 상품의 비중이 많거나 기존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했던 보험사일수록 올 4분기부터 CSM 및 순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무·저해지보험은 중도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말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금융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
이날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 팀장은 "삼성생명은 감독 당국에서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예외 없이 원안대로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른 CSM은 2000억원 정도 낮아지고, 킥스(K-ICS)비율은 5%정도 변동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무‧저해지보험 가정 변경에 대한 입장을 내비쳤다.
조은영 삼성화재 장기보험 전략팀장은 "양호한 수준으로 재무 역량을 쌓아왔기에 무해지보험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예상은 연말 1000억원 내외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복 삼성화재 RM(리스크관리 전담부서) 팀장도 "연말 해지율 반영 시 무해지 해지율 반영과 함께 기초가정위험이 동시에 변경됨에 따라 연말 영향도는 1~2%로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무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이슈는 생보사보다 손보사가 더 민감할 것"이라며 "특히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일부 보험사들은 당장 4분기 실적부터 상당한 영향을 끼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장성보험 중 무해지보험 초회보험료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823억원, 70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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