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말고 할 얘기 없다"…SK네트웍스, 체질개선 AI 투자 확충 [DD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역량 강화를 언급한 말이다. 당시 SK 경영진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그룹 전사 차원의 AI 리밸런싱에 따라 SK네트웍스도 'AI 컴퍼니' 전환 가속화에 한창이다. 올해 일부 사업을 정리하거나 물적분할을 의결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본격화 한 데 이어, AI 투자를 확충하기로 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대규모 AI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소식은 지난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이 손정의 소트프뱅크그룹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만드는 투자 펀드에 소프트뱅크그룹과 한국 대기업이 자금을 조달한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SK네트웍스 측은 "SBVA가 새롭게 결성하는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알파인텔리전스 펀드'에 3000만달러를 출자한다"고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창업투자회사로 출발한 SBVA는 2023년 손태장 미슬토 회장과 이준표 SBVA 대표, 티아라 아츠시 미슬토 매니징 디렉터가 공동 설립한 '디에이오브'에 인수됐다. 현재 SBVA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새롭게 조성된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는 SBVA가 AI, 로보틱스, 딥테크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다. 미래 가치를 지닌 AI 관련 기업에 선제 대응하는 격이다.
이중 SK네트웍스의 출자 규모는 해당 펀드 참여사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AI 중심 사업모델로 기업 가치 제고를 꾀하는 SK네트웍스의 의지가 드러나는 행보인 셈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를 AI 기업 전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변화를 모색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업구조 재편이다. 연초 기업설명회에서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을 예고한 자회사 SK매직은 지난 5월 가스레인지 등 3개 품목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했다. 이달 SK네트웍스는 자동차 관리 사업인 스피드메이트와 무역을 담당하는 트레이딩 사업부를 원안대로 분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두 사업부에 대한 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스피드메이트 사업부는 9월, 트레이딩 사업부는 12월에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대신 새롭게 만든 AI 관련 사업은 확장 중이다. 지난 4월 신설한 AI 기술 개발 전문 조직 '피닉스 랩'을 통해 자회사의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식이다.
SK네트웍스의 이같은 사업 체질 변화는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1조6천9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순이익은 212억원으로 115.3% 늘었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의 신제품 효과와 워커힐의 매출 증가 등이 수익 향상을 주도했다"며 "스피드메이트도 정비 사업 호조와 부품 수출 사업 효율성 증대로 이익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SK네트웍스의 사업 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나증권과 IM증권 등은 기존 목표 주가와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SK렌터카 매각 등 자산효율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사업부 개편이 이뤄지면서 고배당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SK그룹의 전사적 AI전략은 '이천포럼2024'를 통해 다시 한번 공고히 될 예정이다.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간 열리는 포럼에서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계열사 CEO들이 참석해 AI 혁신, 디지털전환(DX), 고유 경영체계인 SKMS 실천 및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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