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국내 증권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IB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 사례가 적발됐다. 그간 시장에서 제기된 불법공매도에 의한 시장교란을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중 공매도 거래 규모, 공매도 보유잔고 등을 고려해 상위 10여개사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글로벌 IB 2개사의 공매도 규제 위반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개 글로벌 IB사는 5개 종목에 대해 약 54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금감원은 유사 위반 사례가 반복되었을 개연성이 있어 대상기간 및 종목을 확대하여 조사 중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그해 6월까지 2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A사는 차입내역이 중복입력돼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또한 외부에 담보로 제공돼 처분이 제한되는 주식임에도 별도 반환절차 없이 매도주문을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매매거래 익일(T+1)에 결제수량 부족이 발생했고 사후차입을 통해 결제를 완료하는 등 공매도 위반행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경우, 결과적으로 해당 주식의 대차 수량과 맞지않는 허수 공매도가 과도하게 발생해 주가를 더욱 급락시켰을 개연성이 커진다.

B사는 지난 2022년1월부터 2023년4월까지 총 3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다수의 내부 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간 대차 및 매매 등을 통해 주식잔고를 관리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함에 따라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해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원이 잔고관리시스템에 수기로 대차내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고, 주식의 차입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확정되었다고 오인하여 매도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A, B사의 공매도 규제 위반행위에 대해 신속히 제재절차를 착수하는 한편 그 외 글로벌 IB에 대해 조속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국 금융당국과의 공조를 통한 실효성 있는 불법 공매도 조사를 위해 홍콩 SFC와 협력 강화를 지속 추진중다.

금감원은 "글로벌 IB의 관행적 무차입 공매도 문제가 지속 발견되고 있으며, 자본시장의 공정성 및 신뢰 회복을 위해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