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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연간흑자, 그 외는 적자지속 전망...연말 쇼핑대목 집중

이안나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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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올해 이커머스 업계 전반 1순위 목표는 ‘수익성 개선’이다. 코로나19 시기 적자를 감수하고 외형을 키우는 데 치중했지만, 올해 투자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자생력을 갖춘 곳만이 살아남는 생존경쟁으로 변모했다. 11월 쇼핑대목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 달성하기 위한 어려운 과제를 수행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4일) 기간에 맞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대규모 할인전을 진행했다. 전날인 26일까지 쿠팡과 SSG닷컴은 가전·디지털, 뷰티, 패션까지 폭넓은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해외 직구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했다. 11번가는 오는 30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을 실시한다. 올해 행사는 전년대비 특가 상품을 2배 규모로 늘렸다.

버티컬 플랫폼 업체들도 분주하다. 컬리 역시 오는 30일까지 과일·채소 등 단골 먹거리와 가전·리빙·뷰티 등 총 3500여개 상품을 최대 75% 할인 판매에 나섰다.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와 무신사도 브랜드별 인기 상품을 모아 연말 할인 공세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외형성장에 치중해 온 이커머스 업체들은 수백~천억원대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물류망 구축에 힘쓰던 쿠팡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44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쿠팡은 사상 처음 연간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SSG닷컴과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은 전년대비 영업손실 규모를 줄이는 중이지만, 아직 ‘흑자전환’을 외치기엔 부족하다. 11번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동기대비 14.1% 줄어든 910억원으로, 연간 손실은 1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11번가는 2025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SSG닷컴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248억원 개선된 645억원, G마켓은 같은 기간 203억원 개선한 322억원이다. 롯데온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40억원이다. 아직 올해 4분기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SSG닷컴과 롯데온 연간 영업손실은 10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경우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동기대비 651억원 축소됐지만 1185억원으로 아직 적자 규모가 크다.

점유율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속도에서도 쿠팡과 그 외 기업 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11~12월 연말 대목에 업계 전반이 할인전에 돌입한 만큼 소비자 유입을 위해선 마케팅 비용이 동반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올 한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가운데 공격적인 마케팅은 부담이 될 수 있다.

[ⓒ 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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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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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놓칠 수 없는 쇼핑 대목 기간, 영업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모션을 할 땐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마진율 등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마케팅 확대로 적자가 커진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커머스 업체들이 쇼핑대목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며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 기조에서도 외형 확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말 대규모 쇼핑을 통해 소비자를 유입하도록 만든 후, 긍정적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이후에도 반복 접속을 유도하기도 한다. 신규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가령 11번가는 이달 11일 ‘그랜드 십일절’을 진행하면서 일부 상품 구매 시 SK페이 포인트 페이백 혜택 등을 제공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포인트를 환수 받으며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뿐더러, 다음 구매 시 포인트를 쓰기 위해 11번가를 재방문하게 된다. SSG닷컴·G마켓은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 고객 대상 핫딜과 할인쿠폰 등을 발급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사실 비용을 쓰지 않으면 매출을 늘리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1,2분기에 전년대비 적자 규모를 많이 줄여놓고 3분기부터 연말까지 외형성장에도 조금씩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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