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가동 늦춰진 구미 E5…멀어지는 애플 공급?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구미사업장(E5)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의 가동을 3분기로 늦췄다. E5는 지난 2015년 7월 7500장(월) 생산규모에 6세대(1500mm×1850mm) 규격으로 1조5000억원이 투자된 곳이다. 중소형 OLED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기대했으나 양산이 미뤄지면서 애플 차세대 아이폰 공급은 물론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LG디스플레이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016년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플라스틱 OLED(POLED) 6세대 E5의 건설과 셋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3분기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휘지 않는 리지드(Rigid) OLED와 비교해 휘어지는 플렉시블 OLED는 기술 난이도가 상당하다. 특히 기판 및 봉지 공정이 어렵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이미드(PI)를 사용하고 기판을 굳혀서 떼어내는 공정이 추가되는데다가 OLED 재료를 산소와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중소형 OLED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삼성디스플레이조차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을 정도다.
다른 기술적 난제 해결도 양산이 늦어진 이유로 꼽힌다. E5에 쓰이는 증착장비는 일본 토키가 아닌 국내 선익시스템이 공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플렉시블 OLED에 쓰이는 장비뿐 아니라 소재를 지정하기 때문에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공급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가 E5에서 애플향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지만 양산시점이 3분기로 미뤄진데다가 양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만족할만한 수율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샤오미, 화웨이와 같은 중국 업체가 있지만 애플과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중소형 OLED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4분기 실적이 V자 반등을 기록했으나 연간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역성장 폭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우호적 시장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에는 중국 업체의 10세대 이상 대형 LCD 패널 공급도 예정되어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이폰은 불가능하고 내년 물량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E5 양산 지연으로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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