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전자 “반올림, 거짓주장 중지하고 조정위 참여하라” 촉구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원칙과 기준을 세워 이에 해당되는 모든 직업병 피해의심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 측에 대해서는 거짓주장을 중지하고 조정위원회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21일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에 올린 ‘조정위원회 출범에 즈음해’라는 글을 통해 “반올림이 저희의 명확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 마치 회사가 협상 참여자만을 보상할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가족들을 분열시켰다”며 “저희는 단 한번도 협상 참여자만을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가 지난 5월 사과의 뜻을 밝히고 합당한 보상과 종합진단을 토대로 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 후 협상이 시작되면서 저희는 가족과 반올림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소하고 산재소송 보조 참가인 참여도 철회하는 등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섯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종합진단 실시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고 보상에 대해서는 원칙과 기준을 세운 뒤 협상 참여자뿐 아니라 기준에 해당되는 모든 분들을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강조한 바 있다”며 “그러나 반올림은 지난해 12월 자신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삼성전자 안에서 종합진단 및 감사 등을 본인들이 주도)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저희에게 모든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 만을 고집해 왔고, 이 때문에 넉 달 동안 진행된 협상은 회사가 어떤 제안을 내놓아도 늘 원점으로 되돌아가 공전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가대위)가 꾸려진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반올림과 함께 협상에 참여해 온 발병자 및 가족 8분 가운데 6분이 ‘반올림은 더 이상 가족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반올림은 가족들에게 ‘떠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벽에 부딪친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가대위 측이 어렵게 내놓은 제안이 조정위원회를 통한 해결 방안”이었다며 “회사로서는 고심 끝에 조정위원회 안을 수용하고 가대위가 추천한 조정장 후보에 대해 아무런 의견 없이 수용 입장을 밝혔다. 이는 본인과 가족들의 아픔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올림은 최근 삼성전자와 가대위가 조정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하자 “우리 동의 없는 조정위원회 설치는 무효”, “진정성 없다” 등의 메시지를 담은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하며 협상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 이들은 조정위원장으로 위촉된 김지형 전 대법관(현 변호사)에 대해서도 “우리 입을 틀어막는 삼성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비방했다. 19일에는 산재신청자와 산재신청을 계획하고 있는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 37명이 자신들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상 주체로서 ‘대표성’을 잃은 반올림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당사자들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가대위 측 송창호씨는 “피해 당사자를 위한 협상 진전을 방해하고 있는 건 바로 반올림”이라며 “37명 가운데 몇명이라도 반올림과 의견이 다르면 우리처럼 내쫓을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족들을 일종의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 지금의 반올림”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반올림은 마치 삼성이 나서서 조정위원회를 주도하는 것처럼 거짓 주장을 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또 조정장에 대한 공개서한과 반대 집회 등을 통해 조정위원회 출범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대화 상대방 간 이견이 있는 경우 제3자의 적절한 조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회에서 폭넓게 적용되는 문제 해결의 방식일 뿐 아니라 지난 4월 9일 반올림 스스로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한 내용이기도 하다”며 “반올림 측이 더 이상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지 말고 조정위원회에 참여해 모든 현안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논의하고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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