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불붙는' 얼음정수기 시장, 왜?…수요 증가세+사계절 가전 거듭 [DD전자]

옥송이 기자

LG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 정수기내 얼음을 냉동 보관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LG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 정수기내 얼음을 냉동 보관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구독'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LG전자가 신상품으로 얼음정수기를 내놨다. 최근까지 냉장고 등 대형 가전으로 구독 입지를 단단히 다진 LG전자가 전통 렌탈 분야인 정수기로 돌아온 것이다. 그중에서도 얼음정수기를 택한 배경에는 사계절 가전으로 변화함에 따른 수익성이 점쳐진다.

LG전자는 5일 LG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 제빙부에서 만든 얼음을 냉동 보관하는 것이 특징으로, 정수기 내 얼음 냉동 보관 제품은 국내 최초다. 일반적으로 얼음정수기는 제빙 후 정수기 내부에 있는 저장고에서 얼음을 보관한다. 통상 시중 제품의 얼음 저장고 온도는 7~10도 선으로, 냉장 수준이다. 온전한 얼음만 배출되도록 설계돼 있어 신선한 얼음 순으로 토출되고, 녹거나 깨진 얼음은 물로 배수된다. 다만, 여름철을 비롯해 방문자가 많아 얼음 수요가 축적된 얼음양을 넘어설 경우, 오래된 얼음이 배출될 우려가 있다.

LG전자는 얼음이 녹거나 깨지는 상황 자체를 방지했다.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의 얼음저장고 온도는 약 영하 10도다. LG전자에 따르면 자사 핵심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를 상징하는 컴프레서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하나의 컴프레서만으로 냉수 생성과 제빙, 정수기 내부 얼음 보관실 온도까지 제어한다. 얼음이 녹지 않으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오른 구독 사업을 확대와 발맞춘 것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구독 매출은 1조1341억원에 달하며, 지난달 진행한 LG전자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구독 매출 비중은 국내 가전 사업의 20%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LG전자의 구독 사업 매출이 1조를 넘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2년 전부터 시작한 대형 가전 구독의 역할이 컸다. 전통 렌탈 업체가 제공하지 않는 냉장고나 TV 등 대형 가전 구독 서비스가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나아가 이번 얼음정수기 출시로 전통 렌탈 업체들의 영향력이 큰 정수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을 키울 방침이다. 신제품 이용 방식도 기존 렌탈 업계와 동일하다. 케어십이 포함된 구독 서비스로만 제품을 이용할 수 있으며, 6년 구독 기준 월 구독 요금은 5만 원대다.

한편, 구독에 힘주는 LG전자가 얼음정수기를 선택한 이유는 포화 상태인 정수기 시장에서 얼음정수기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10만대,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계는 얼음정수기가 20%내외를 차지 하는 것으로 본다. 기존 정수기 대비 렌탈료 가격대가 높아, 아직 주류 정수기로 거듭나진 못했으나 수요 자체는 지속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얼음정수기는 사계절 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홈카페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겨울에도 얼음정수기 수요가 증가 추세라서다. 업계 관계자는 "홈카페 트렌드와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계절과 무관하게 얼음정수기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신선하고 깨끗한 얼음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가를 것"이라면서 "앞으로 얼음정수기는 사계절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