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에서 폭력 일어납니다" 가짜뉴스 퍼뜨리는 러시아 악성단체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파리 올림픽이 7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림픽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사이버 공격이 활개치는 시즌으로 꼽힌다. 공격자는 온라인에서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악성 정보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위협 분석 센터(Microsoft Threat Analysis Center·MTAC)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서도 이러한 악성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일 MTAC가 공개한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주인공은 러시아 단체다.
MTAC는 "러시아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리올림픽을 상대로 악의적인 허위 정보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단체가 위협을 가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IOC 명예를 훼손하고, 올림픽 기간 동안 파리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조성하는 식이었다.
이러한 활동은 지난해 6월 미국 정치 액션 스릴러 '백악관 최후의 날(Olympus Has Fallen)'을 모방한 장편 영화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MTAC는 공격 주체를 Storm-1679라고 칭했다.
모방 영화 포스터에는 'Olympus Has Fallen'이라는 제목과 함께, 실제 출연하지 않은 배우 톰 크루즈의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공격자는 배우 톰 크루즈를 사칭하는 가짜 AI 생성 오디오를 만들었고 IOC 지도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퍼뜨렸다. 현재 유튜브에서도 해당 조작 포스터를 게재한 계정이 있다.
올림픽 현장에 대한 두려움을 심는 방식도 택했다. MTAC는 "Storm-1679는 지난 한 해 동안 올림픽에서 폭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기성 동영상을 지속 제작해왔다"며 "관중이 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중의 두려움을 확산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가 퍼뜨린 가짜 비디오는 유로뉴스, 프랑스24 등 유명 매체를 사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파리 시민들이 올림픽에 테러가 일어날 것을 예상해 재산보험에 가입하기 시작했다는 내용과, 테러에 대한 두려움으로 경기 티켓 24%가 반환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주요 기관에서 올림픽 참가 자제를 경고하고 있다는 정보도 유포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이용해 올림픽에 대한 위협을 조작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파리 올림픽을 참관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을 겨냥한 악성 낙서가 늘고 있다며 관련 조작 이미지가 온라인에 게시되기도 했다.
Storm-1099로 추정되는 러시아 관련 공격자의 경우 지난 두 달 동안 올림픽 반대 메시지를 퍼뜨리기도 했다. IOC 부패를 주장하거나, 올림픽에 대한 잠재 폭력을 경고하는 방식으로 다른 단체와 동일했다.
MTAC는 "올림픽 개막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러시아발 악성 행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며 "온라인 봇과 자동화된 소셜미디어(SNS) 계정으로 전술적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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