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N번방 방지법 도입 후 해외인터넷 사업자들의 불법촬영물 영상 삭제조치가 국내사업자들의 3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이처럼 불법유해정보가 범람하는 가운데 해외기업들이 국내대리인 제도를 악용하고 있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책임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업체별 신고삭제 요청 통계’에 따르면 구글과 트위터가 삭제한 불법촬영물은 각각 1만8294건(66.3%), 7798(28.3%)건으로 해외사업자들의 삭제조치는 전체 현황의 97%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는 이용자들의 신고‧삭제 요청에 따라 처리된 건수만 반영된 것으로 사업자가 자체 필터링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건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기업들의 이용자 보호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대리인 제도를 마련했지만, 기업들은 페이퍼컴퍼니를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의 경우 ‘디에이전트’,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에이전트코리아’를 각각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했으나 두 법인 모두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등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트위터는 국내대리인을 지정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식 의원은 “건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해 인터넷 사업자들은 각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불법유해정보를 자정해야하는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유명무실화된 국내대리인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작년 6월에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통과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