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롯데카드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가운데 향후 진행될 시스템 통합 사업 향방에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을 통해 잠재 후보들에게 매각 정보가 담긴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롯데카드 지분 59.83%다. 매각방침이 나온 이후 시장에서 다양한 접근이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공개매각으로 전환해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8.7%다. 국내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5위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인수대상자로는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T 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0억원에 매각된 바 있다. 다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가 적당한 인수자를 찾고 합병 선언 후 시스템 통합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하지만 롯데카드 매각이 성공할 경우 시장에서는 2007년 신한카드와 LG카드 시스템 통합 이후 15년만에 카드 시스템 통합이라는 대형 사업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현재 금융권에선 굵직한 대형 사업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국민은행의 더 케이 프로젝트와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을 제외하고는 개별 금융사 단위의 금융 신시스템 구축 소식이 뜸하다. 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정도가 대형 사업으로 주목된다. 아직 롯데카드를 두고 인수합병 시장이 급박하게 움직이진 않고 있지만 시스템 구축과 연관된 관련 업계는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카드 시스템은 지난 2013년 12월 오픈했다. 2012년 4월부터 총 21개월이 소요된 차세대 시스템은 롯데정보통신이 주사업자로 금융서비스와 결제서비스, 포인트서비스, 결제정보, 카드발급 등에 관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지만 내년이면 10년째로 접어든다.
시스템이 노후화된 만큼 물리적 시스템 통합 이후 차세대시스템 구축 여부도 가시권에 들어가 있다. 여러모로 금융 IT업계에선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번 롯데카드 매각이다.
우선 시장에서 롯데카드를 인수할만한 후보로 꼽히는 우리카드(우리은행)과 BC카드(KT)의 경우 각각 시스템 노후화로 차세대시스템 구축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우리카드의 2010년 10월 우리은행이 300억원대의 카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LG CNS를 선정하고, 신용카드 계정계와 승인계, 정보계 시스템의 전면 개비 및 정보계 데이터웨어하우스(DW) 도입을 추진해 2012년 오픈했다.
BC카드는 상대적으로 시스템 연수는 우리카드보다 짧다. 지난 2020년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마무리한 BC카드는 차세대 시스템 도입(DIPS : Digital Innovative Payment System) 구축을 통해 ▲핀테크 및 모바일 중심 결제 서비스 확대 위해 디지털 플랫폼 확대 전환 ▲신기술(AI, Big Data 등) 활용 프로세싱 업무 범위 확장 ▲서비스 제공 방식 다양화 등을 통해 급변하고 있는 결제 시장 및 서비스 트렌드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교롭게 우리카드, BC카드 모두 LG CNS가 구축을 맡았다. 앞서 마지막 카드 IT 통합시스템 사업이었던 신한카드-LG카드 통합 사업도 신한카드 주전산시스템 구축과 LG카드 IT아웃소싱을 담당했던 LG CNS가 사업을 수행했다.
카드 시스템 통합은 보험 시스템 통합과 더불어 금융권 고난이도 IT사업으로 꼽힌다. 카드 시스템 자체의 구축 난이도도 상당하다. 때문에 국내 금융IT 시장에서 카드 시스템 구축이 일정대로 이뤄진 것은 손에 꼽으며 그나마 시스템 개발 중 중단한 사례도 있다.
때문에 IT서비스업체들도 카드 차세대는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분야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사업구조 개편도 향후 금융권 대형 사업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SDS, LG CNS, SK(주)C&C 등 IT서비스 빅3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MSP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카드 통합시스템 사업에 뛰어들 만한 여력이 있는지를 두고도 업계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