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하나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동형암호’ 기술의 시스템 적용에 나섰다.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상태에서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한 차세대 데이터 암호 기술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유출 및 부적절한 데이터 활용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동형암호화를 이용한 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을 통해 위치 정보를 동형암호화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의 안전성을 높이는 실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형암호 도입은 국내의 경우 정부 주도로 ‘코로나 동선 안심이 서비스’에 이미 적용된 사례가 있다. 당시 ‘코로나 동선 안심이’ 앱은 공개된 확진자의 동선과 사용자의 최근 2주간 동선을 비교해 위험도를 판단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로 경기도는 확진자의 도내 공개동선 데이터를 제공하고 서울대는 동형암호 기술로 개인정보 노출 걱정을 없앴다.
이후 금융권도 동형암호 기술 관심을 갖고 검토 단계에 있으나 기술의 성숙도 등의 이슈로 아직 금융권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다만 금융권의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이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동형암호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형암호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금융기술연구소를 통해 동형암호 연구에 나서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번에 사업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도 2021년부터 관련 기술을 검토하고 있으며 동형암호화 실증검증을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정보 수집시 안전한 암호 상태로 수집, 활용해 금융 소비자 정보를 보호하는 한편 4세대 암호화 기술에 대한 실증검증으로 금융서비스 적용 여부 판단과 기술을 내재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3법 개정 등 데이터경제 활성화에 따라 개인신용정보의 안전한 관리가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내부적으로도 이번 사업은 의미가 있다. 하나은행의 동형암호화 플랫폼 구축이 완성된다면 금융권 최초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데이터보호체계를 수립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하나은행은 전반적인 IT인프라에 적용 가능한 동형암호화 플랫폼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관련업계도 이번 하나은행의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동선 안심이 서비스에 기술을 제공한 크립토랩을 비롯해 동형암호화 기반 데이터 결합·분석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디사일로, 지난 2018년부터 동형암호 연구에 착수해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인 삼성SDS 등 주요 플레이어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안에 민감한 금융권, 그것도 대형은행의 동형암호 도입이 가시화될 경우 관련 시장도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한만큼 금융발 동형암호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