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제 영상을 보고 장애묘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서 본인도 아픈 아이를 입양했다는 구독자들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국내 반려가구 넷 중 하나는 반려묘와 생활하는 시대다. 고양이를 향한 관심과 애정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지표지만, 부정적인 시선과 유기·학대의 그림자도 여전히 상존한다. 국내 유기묘 개체 수는 수 십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설령 보호소에 구조되더라도 인력과 공간 부족으로 안락사가 빈번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묘 4마리와의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 ‘읏디’(본명 이은지)<사진>는 고양이, 특히 장애가 있는 고양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그들과의 일상을 기록하고자 지난 2018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사업 ‘다이아티비’ 파트너이기도 한 읏디의 구독자 수는 아직 7만5000여명 남짓. 하지만 읏디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장애묘를 입양했다는 댓글을 보는 것이 가장 뿌듯한 일이라고 말한다.

읏디의 반려묘들은 한쪽 눈이 없는 장애를 안고 있거나 박스와 함께 버려진 유기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읏디는 “외적으로 장애가 있는 것은 의외로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구독자들이 반려묘들을 마냥 불쌍한 고양이로만 보지 않고, 평범한 여느 고양이처럼 말썽을 부리는 재밌는 동물들로 보는 게 좋았다고. 읏디는 스스로 본인 유튜브 채널의 매력을 “고양이가 단지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단단한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꼽았다.

또한 읏디는 반려묘 4마리의 개성과 장점을 하나의 ‘특별한 능력’으로 설정한 세계관을 짜고 이를 웹툰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후원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반려묘들의 치료비에 쓰기도 한다고. 단순히 고양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려묘들의 캐릭터성을 살려 여러 갈래로 콘텐츠화 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고양이 일상물 유튜버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음은 유뷰터 읏디와의 인터뷰 내용.

Q. 자기소개와 채널 설명을 부탁합니다.

A. 장애를 가진 고양이들과 살고 있는 집사 읏디입니다. ‘읏디의 고양이타이쿤’ 채널에선 몸이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활발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아픈 고양이와 사는 것을 시간적 경제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본업은 IT 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 관리는 쭉 혼자해왔지만 최근에는 편집자와 함께 영상을 만듭니다. 저 같은 사회초년생도 이렇게 고양이들과 살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를 보여주기 위해 제 일상도 함께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Q.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 특별히 고양이 콘텐츠를 만들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전부터 아픈 고양이들을 보호소에서 구조해 보살펴왔습니다. 그런데 기르던 고양이들이 복막염에 걸려 연달아 세상을 떠난 후 함께한 기억이 점점 흐려지더라고요. 지금의 고양이들을 입양하게 된 이후에는 아이들이 언제 떠날 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기록하고 남겨두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막상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구독자들 중에선 장애묘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서 본인도 아픈 아이를 입양했다는 댓글이 종종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장애묘의 일상을 보여줘야겠다 생각했습니다.

Q. 함께 사는 반려묘들과는 어떻게 함께 살게 됐나요?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A. 대학생 때 길고양이 케어 동아리를 운영했습니다. 그때 많은 길고양이들을 만나고 열악한 현실을 알게 되면서 ‘내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꼭 제일 불쌍한 고양이들을 데려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이후 졸업하고 취업하자마자 경기도와 서울의 한 보호소에서 앙팡이와 정색이를, 또 아파트단지 박스에 버려진 후추를 데려왔어요. 애동이는 속초 보호소에서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외적으로 장애가 있는건 의외로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다리가 불편하면 조금 낮은 용품을 준비하면 되니까요. 유기 아픔이 있는 아이들도 의외로 금방 적응하고 마음을 열어줬습니다.

Q. 유기동물을 구조하면서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었나요?

A. 고양이를 구조해서 임시보호를 하고 건강해진 상태로 입양을 보냈는데, 입양자의 실수로 아이가 집을 나가거나 이유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입양 조건에 맞게 신청서도 잘 써주고 직접 방문해보면 좋은 가정이었는데도 다 거짓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은 둘째치고, 아이들에게 두번의 상처를 안겨주게되어 죄책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서 신중하게 아이를 구조하고 입양보내야겠다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Q. 비슷한 콘텐츠를 다루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점을 꼽는다면?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채널과 달리. 털털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줘서 더 좋아해주시는 듯 합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실제 모습뿐만아니라 고양이를 구조하는 힘든 과정, 고양이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하는 상황, 그리고 고양이 용품 박람회에 가서 열심히 소비하는 모습까지요. 또 손이 빠른 편이라 관련 행사가 있으면 첫날 아침 일찍 가서 촬영을 하고 당일에 고양이 용품 쇼핑리스트 언박싱 영상을 바로바로 올립니다. 구독자들이 항상 찾는 단골 콘텐츠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제가 현장에 가면 홀린듯이 돈을 많이 써서 대리만족하는 재미도 있다고 하네요.

Q. 유튜버로서 소득이 궁금합니다.

소득은 고양이 4마리 간식과 사료값을 벌 정도여서 많진 않습니다. 굿즈 겸 반려묘 병원비에 후원되는 상품을 제작해 팔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마냥 아프고 불쌍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장애가 있는 모습이 개성있고 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특징이나 장점을 특별한 능력으로 설정해서 웹툰을 그리기도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하고, 세계관 영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굿즈 요청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Q.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꼭 야심찬 콘텐츠를 오랜 시간 기획해서 시작하기보다 하나씩 가볍게 올리다보면 본인만의 강점이 보일 겁니다. 부담스러워 말고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유기동물을 입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유기동물과 펫샵에서 구입하는 동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기동물이라고 해서 꼭 아프고 더럽지 않고, 오히려 더 튼튼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착한 아이들이 많은데 아직 이런 편견이 사라지지 않은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이 작은 생명들을 위해 손 내밀어주시면 분명 더 돈독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어줄 거예요. 저도 그렇게 4마리 아이들과 살고 있거든요.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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