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 경기도 용인 소재 신한은행 연수원과 전국 영업점을 온택트로 연결한 2020년 종합업적평가대회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대회사를 하는 모습(사진 : 신한은행)


③ '단계적 IT 개발' 시대, 숙제로 떠오른 중장기 프로젝트 관리 능력 (完)
 
- 은행내 IT조직과 인력 바뀌어도 프로젝트 완결성 확보, 필수 과제로
- '더 넥스트' 사업 본질은 지속적인 '클라우드 기반 IT 혁신과 정보계 혁신'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신한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인 '더 넥스트'(NEXT)사업이 올해 3월부터 시작돼 예정대로 42개월만에 끝난다면 그 종료시점은 2024년 9월이다. 

장기간의 금융 IT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은 사업의 완성도 못지않게 그것을 수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실 이것이 이제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 이는 IT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IT 조직과 사람의 문제이기때문이다. 

1차적으로, 이러한 대형 IT사업을 총지휘할 은행 CIO(최고정보화담당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은행권의 CIO(최고정보화담당임원) 임기는 일반적으로 2년(24개월)이다. 물론 CIO에 임명된지 1년만에 옷을 벗는 경우도 있고, '2+1' 정도로 3년 정도하다가 떠나는 경우도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더 넥스트' 사업의 스타트는 현재 ICT그룹장을 맡고 있는 배시형 부행장이 총괄하게 된다. 배 부행장은 ICT본부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부행장보로 승진해 올해가 CIO 임기 2년차다. 

국내 은행권의 통상적인 임원 임기 2년을 고려했을때, 신한은행 '더 넥스트' 사업은 배 부행장외에 앞으로 임명될 2명의 CIO를 더 거쳐야 완성된다. 물론 CIO뿐만 아니라 이 시간이면 은행장(CEO)도 1~2명이 바뀔 수 있다.  말 그대로 '대(代)를 이어'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다. 

여담이지만 국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기간을 굳이 2년 안팎으로 정했던 것은 아마도 기술적인 이유가 아니라 CEO, CIO의 임기때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신한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 '더 넥스트'는 결국 은행 CEO, CIO가 도중에 바뀌더라도 중장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됐다. 앞선 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단계적 IT사업'방식은 이제 어떻게 보면 '미완성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기때문이다. 

물론 외국계 은행의 경우, 중요한 IT프로젝트가 진행될때는 CIO의 임기가 7~8년씩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 처럼 서열, 기수 문화가 여전히 강한 문화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은행들마다 다소 편차는 있지만 올해 국내 은행권의 임원 승진이 주로 65년~67년 출생자들인데 내년이면 그 이후 출생자들이 승진을 대기하고 있다. 아무리 IT 현안 사업이 있더라도 CIO만 예외일 수 없다. 

또한 CIO의 임기를 예외적으로 3~4년 이상 늘릴 경우, 은행 IT조직내 부장, 차장급 등 스태프 조직들의 연례 인사 이동도 곤란해 진다. '더 넥스트' 사업을 위해 외부 전문 인력을 CIO급으로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참고로, 이러한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하나금융그룹처럼 아예 그룹내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TI)의 역할을 꾸준하게 확대시키는 것도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계열사 임기를 마친 CIO들중 일부는 하나금융티아이로 옮겨 전문성과 경험을 계속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국내 금융권이 이처럼 3~4년 이상 걸리는 '단계적 IT 사업' 방식에 익숙해지려면, 사람은 계속 바뀌어도 과업은 그대로 추진돼야하는 문화와 방법론에도 익숙해져야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고무적인 것은 내부 IT부서 출신의 전문가 그룹을 CIO로 꾸준하게 임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은행권내에서도 상대적으로 IT및 디지털 조직 구성에 있어 상대적으로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출신 IT 인사의 전문성을 중시하고 있다. 

앞서 퇴임한 서춘석 부행장, 이명구 부행장 등 신한은행의 전임 CIO 및 CDO들도 신한은행 내부 IT 부서 출신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와함께 은행 CIO의 역할 못지않게 중장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외부 PMO(프로젝트관리), 감리회사 선정도 매우 중요해 졌다. 신한은행측은 "PMO와 감리회사 선정도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프로젝트 난이도, 긴 여정…“결국 프로젝트 거버넌스에서 승패 갈린다”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을 다시 살펴보면, 난이도가 결코 만만치 않다. ▲'코어뱅킹/디지털기반 영역'(1802억원/2단계), '마케팅및 데이터분석 영역'(263억원/2단계), 신대외계솔루션(19억원/1단계), 단말 UI플랫폼(36억원/1단계), 뉴채널통합솔루션(52억원/1단계) 구현 등 5개 단위 사업으로 구분된다. 각 사업마다 각각의 주사업자들이 신한은행과 계약을 맺고 진행한다.

신한은행 '더 넥스트' 사업의 난이도가 높다고 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우선 기술적으로 만만치 않다. 계정계시스템의 가장 핵심인 '코어뱅킹( Core Banking)' 개발과 관련, 신한은행은 "기존  프레임워크 제품을 고도화할 계획이며, 또한 코어뱅킹을 구성하는 핵심 기능중 하나인 '프로덕트팩토리'( Product Factory)도 동시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정계 코어뱅킹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또 x86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으로 완전히 계정계시스템 운영전략을 전환했을 경우, 어떻게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처리 속도를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아키텍처를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1기 차세대시스템은 이미 10여년전에 오픈간 것들이어서 마땅히 계정계시스템 혁신과 관련한 벤치마킹할만한 최신 레퍼런스도 없다.  

또 신속한 금융상품 개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능인 '프로덕트 팩토리'도 기존보다 어떻게 차별화된 성능 업그레이드를 이뤄낼 것인지도 현재로선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는 '프로젝트 관리'의 난이도 또한 만만치 않다. 신한은행은 '더 넥스트' 사업 발표 이전에도 기존에 진행해왔던 다양한 IT 혁신 사업들이 적지않다. 

한 해 평균 약 3000억~3500억원 IT예산(자본/경비 포함한 총예산 기준)을 편성하는 국내 은행권의 IT사업 규모를 봤을때, 신한은행이 기존에 진행해왔던 IT사업들을 재정비하고, 교통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IT 투자의 중복성, 비효율성에 직면할 위험성이 크다.   

신한은행은  지난 몇년간 꾸준하게 진행해 온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사업과 관련 "향후 관련 시스템과 일부 연계해 추진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 비중을 확대해왔던 '클라우드 관련 사업은 이번 '더 넥스트' 사업에 반영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이 성공하려면 신한은행의 IT 연혁을 정확하게 꿰고 있는 내부 전문가 그룹의 운용과 이를 통한 프로젝트 관리의 거버넌스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귀결된다. 

신한은행이 2020년12월에 선보인 신개념 스마트 브랜치 'STAB' (사진: 신한은행)


◆'더 넥스트' 사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난개발 막기위한 전략은?

앞으로 누군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024년 이전에 취임하는 신한은행의 후임 CEO, CIO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더 넥스트' 사업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런 저런 참여를 할 수도 있다.

새로 바뀐 경영진이 차세대시스템 사업에 자신의 경영 철학을 어떤 형태로든 개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일이다. 

사실 그때 그때 시장 상황에 유연하기 대응하기위해서 과거의 '빅뱅식' 모델이 아닌 '단계적 개발' 방식을 채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중간에 개입한다고해서 그 자체로 책망할 일은 아니다.  

다만, 후임 경영진에게 어느 정도의 개입을 허용할 것인지가 문제다. 여기에는 아직 정답이 없다. 이와관련 금융IT 업계의 전문가들은 어느 순간 프로젝트의 목표와 본질을 잊어버리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주문한다. 목표의 상실에 대한 경계다. 

그렇다면 신한은행 '더 넥스트' 사업의 본질을 다시 한번쯤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의 기술적 핵심을 요약하자면 ▲x86 기반의 주전산시스템 전환과 클라우드 환경 도입 ▲강력한 차세대 정보계시스템 구축을 통한 '초개인화서비스' 체계 확보, 이 두가지로 요약된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은행의 IT인프라 구축 부담을 최대한 회피하고, 이와 동시에  IT인프라 운용의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기술에 기반한 초개인화서비스를 달성해 디지털 은행으로서의 질적인 전환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 전환 계획을 발표한 BOA(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완전한 의미의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하게된다면, 신한은행도 언젠가는 기존 자체 IT운영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이 X86 기반의 계정계시스템의 혁신에 나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름아닌 여기에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기존의 IT인프라 증설의 속도로는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신한은행은 전자금융 분야에서는 상당히 선도적이었지만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기간(레거시) 시스템 분야에서는 빨리 서두른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장 먼저 치고나가는 느낌을 준다.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디지털 전환 혁신에 대한 필요성, 또한 이럴경우 기존 IT인프라로는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 그러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더 넥스트'라는 사업으로 형상화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리고 신한은행의 '더 넥스트' 사업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지속적인 IT혁신을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신한은행측은 "향후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IT혁신 작업에도 '더 넥스트' 사업 추진과정에서 획득한 성공사례와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고"고 밝혔다. 

최근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은 IT투자의 우선 순위를 은행에 두고 있는데, 그런점에서 본다면 이번 '더 넥스트' 사업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전체의 향후 IT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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