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투자금 확보·경영 유연성’ 기대…주주 불만 제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이 25년 만에 홀로 선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업계와 주주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배터리 사업 성장은 기대요소, LG화학 가치 하락은 우려요소다.

17일 LG화학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전지사업부문(자동차전지·ESS전지·소형전지)을 분사하기로 결의했다. LG화학이 비상장 배터리 신설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는 10월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2월1일부터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 분사 이유=LG화학은 이번 결정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면서 “특정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LG화학은 내부적으로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논의해왔다. 지난해 말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면서 분사 작업이 본격화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여파 ▲노조 반대 ▲적자 탈출 실패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초기 배터리 사업을 이끈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 상황과 수주 물량 등을 고려한 결과 LG그룹과 LG화학은 분사로 결론을 내렸다.

LG화학은 이번 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와 조직 운영능력 개선을 기대한다. 투자자 확보, 기업공개(IPO) 등으로 재원 마련할 방침이다. 독립 구조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유연한 대처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을 배터리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소루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오는 2024까지 매출 30조원 달성이 목표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3조원 수준이다.

◆분사로 얻게 될 득실=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금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분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으로 대규모 자금 마련을 통한 성장성 강화와 사업적 시너지가 큰 파트너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했다”며 “배터리 시장은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LG화학이 1위를 유지하려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거나 IPO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데 분사로 그 기회를 마련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분사를 계기로 배터리 사업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시가총액은 77조8000억원(16일 기준)이다. LG화학은 50조원 내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과 수주 잔고는 LG화학이 앞선 상태다. 분사를 통해 현재 가치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완성차업체, 국내외 투자자 등의 투자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내부 반발과 주주들의 불만은 해결과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지사업부문이 10년 동안 큰 수익을 내지 못했음에도 여러 혜택을 받아왔다. 같은 회사라는 이유로 희생 아닌 희생을 했던 다른 사업부에서는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제외하면 기업가치가 급락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기차 시장 전망을 보고 투자한 의미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LG화학이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체 주식을 받을 수 없다. 포털사이트 주주 게시판의 한 이용자는 “배터리 신설법인이 상장하면 매수세가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돈 되는 부문만 빼돌려서 개미들만 피해 보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물적분할 전후 주가 영향=LG화학은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분사한 배터리 신설법인의 가치가 현재보다 높을지에 대한 의문과 모회사에서 신설법인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LG화학 주주가치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LG화학의 분할 배경과 향후 방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 움직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의 분사 가능성은 최근 지속 제기된 문제다. 이미 주가에 반영된 부분”이라며 “배터리 사업 수익성 개선이라는 최초의 투자 포인트와 석유화학 반등을 믿는다면 분할방식을 막론하고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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