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대표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으로 손꼽히는 더존비즈온의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개월간 코스피가 꾸준히 강세를 보였지만 더존비즈온의 주가는 이렇다할 반응없이 10만원대 안팎에서 지리한 횡보를 거듭했다. 그나마 지난주 '뉴딜 펀드'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오랜만에 횡보를 깨고 장중한때 1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마감된 코스피 시장에서 더존비즈온의 주가는 전일대비 2.61% 하락한 11만2000원으로 마감돼 이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의 상황속에서도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을 근거로 여전히 더존비즈온의 장미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주가는 공허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주가 상승 탄력이 크게 둔화돼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내부의 각종 경영지표와 외부 시장 환경을 살펴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주가가 기업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숫자(주가)를 가지고 현상을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더존비즈온이 2019년, 4500억원에 매입한 서울 을지로 빌딩


◆4500억원 '을지로 빌딩' 매입...이게 독이 됐나

현재 더존비즈온의 제무재표상에 눈에띠는 지표중 하나는 2700여억원에 달하는 이자지급부채다. 이 이자지급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부터다. 

더존비즈온은 작년 8월 부영으로부터 서울 을지로 빌딩 매입하기위해 2500억원을  마에스트로비즈온(주)로부터 부동산담보신탁계약 방식으로 조달했다. 금리는 2.65% 조건이다. 만기는 오는 2022년8월23일이며 3년거치 만기일시상환 방식이다. 또한 국민은행으로부터는 단기 시설자금 대출을 위해 180억원을 2.48%로 조달했다. 

부채규모를 감안했을때 연간 이자만 약 70억원이 넘게 나간다.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 530억원 수준의 더존비즈온이 잉여 이익으로 25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하려면 최소 7~8년은 걸린다. 물론 새로운 파이낸싱을 통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고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일으키거나 기존 대출을 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이자발생부채 2500억원은 결국 더존비즈온이 벌어서 갚아야하는 빚이다.

'이자발생부채 2500억원에 대한 부담은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겐 당연히 달갑지 않은 요소다. 이익잉여금으로 부채를 상환해야하는 만큼 주주 배당 여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회사의 양호한 경영실적을 믿고, 안정적인 고배당의 과실을 원하는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더존비즈온은 매력적인 회사가 아닌 셈이다. 

한편으론 일각에선 더존비즈온의 주가가 이미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기때문에 상승 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존비즈온은 2019년 매출 2627억원, 영업이익 668억원, 당기순이익 510억원을 거뒀다. 시가총액은 현재 3조3000억원(11일 기준)에 달한다. 회가의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여왔고 미래 성장성이 매우 좋다고는 하지만 연매출 3000억원 규모의 기업치고는 시가총액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본 펀더멘털 지표중 하나인 PER(주가수익비율)의 경우, 더존비즈온은  현재 69.89이다. 물론 동일업계  평균 PER (139.54)에 비해서는 여전히 훨씬 양호한 수준이지만 을지로 빌딩 매입 이전인 지난 2018년말 PER이 36.59이었음을 감안하면 펀더멘털 지표가 악화됐다.    

동일시점을 기준으로, ERP시장의 경쟁사인 영림원소프트랩의 시가총액은 1394억원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019년 매출액 379억원, 영업이익 42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영림원소프트랩의 PER은 24.03이다. 

동일업종은 아니지만 동일 시점에서, 매출액이 더존비즈온과 엇비슷한 한글과컴퓨터의 시가총액은 5010억원이다. 한컴은 2019년 매출액 3193억원, 영업이익 332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한글과컴퓨터의 PER은 18.62이다. PER 비교로만 본다면, 더존비즈온은 영림원소프트랩과 한글과컴퓨터에 비해 고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  

◆'확장형 ERP시장'경쟁심화,  ERP 대표기업 프리미엄 유지가 관건 

현재 더존비즈온의 주가를 지탱하는 것은 기존 재무적 지표보다는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때문이다. 언택트 시대, 디지털 뉴딜 이슈로 더존비즈온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문의 SW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였다.

더존비즈온의 주력은 전체 매출액의 약 55%를 차지하는 ERP시장이다. 이 ERP시장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야만 더존비즈온의 미래 성장가치가 부합할 수 있다. 이외에 클라우드, 보안, 그룹웨어 등을 합쳐 35% 정도의 매출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더존비즈온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적 회사는 아니다.

더존비즈온은 올해 2분기 실적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732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15% 각각 증가했다. 회사측은 코로나19 영향에도 ERP와 클라우드, 그룹웨어 등 주요 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상승한 결과라고 밝혔다.

더존비즈온의 주력인 ERP사업 부문 중에서 깊게 살펴봐야할 부문은 '확장형(Extended) ERP' 사업 실적이다. 

더존비즈온은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견기업 이상 시장을 겨냥하는 스탠다드 ERP 사업에서만 전년동기대비 24%의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더 주목해야할 것은 ERP시장 생태계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확장형 ERP'시장이다. 이를 제외한 중저가형 ERP시장, 회계 패키지 시장으로 내려가면 경쟁사들은 훨씬 더 많아지기 때문에 고수익을 내기기 만만치 않기때문이다. 

'확장형 ERP'시장은 일반적으로 '구축형 ERP'시장으로도 불리는데, 주로 대기업군을 대상으로 한 ERP시장을 의미한다. 사업규모가 크고, 구축기간이 1년이 넘으며 또 구축 이후에는 장기간 유지보수 매출 등이 뒤따라오기때문에 더존비즈온에게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다.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인 SAP, 오라클 등과 겨루고 있다. 최근 몇년간 더존비즈온이 SAP를 윈백하고 대기업 ERP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이처럼 확장형 ERP시장에서의 선전때문이었다. 

이러한 국내 '확장형 ERP'시장의 흐름은 지난해와 다르다.

더존비즈온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작성한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확장형 ERP' 부문의 수주총액은 266억원(총105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1년전인 2019년6월말 기준인 327억원(총79건)과 비교해 감소한 수준이다.

'확장형 ERP' 수주 건수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양호하지만 수주 총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국내 확장형 ERP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장형 ERP시장도 경쟁이 그만큼 심화됐으며, 부가가치 창출 여지도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분석될 수 있다. 

올해 2분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내 주요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느라 ERP를 비롯한 전반적인 IT 투자를 줄이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확장형  ERP시장이 급격하게 호전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물론 더존비즈온에게 긍정적인 시장 요소도 분명하게 있다. 클라우드에 기반한 ERP 등 기업용 솔루션에 대한 시장 확대, 디지털 뉴딜에 따른 중저가형 ERP시장에서의 매출 확대 전망은 밝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이미 언급했듯이 경쟁업체들간의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때문에 매출(외형)의 확대만을 놓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더존비즈온의 주가는 코로나19의 종식과 주요 기업들의 전반적인 IT투자 재개 여부,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될 언택트 및 디지털뉴딜 정책의 수혜를 어느정도 가시화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시장의 믿음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데일리 뉴스를 만나보세요.
뉴스스탠드


  • IT언론의 새로운 대안-디지털데일리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지크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에스크로
  • 동영상
  • 포토뉴스
삼성전자-MS, 5G ‘맞손’…삼성 5G네트워… 삼성전자-MS, 5G ‘맞손’…삼성 5G네트워…
  • 삼성전자-MS, 5G ‘맞손’…삼성 5G네트워…
  • 차세대 디스플레이 '한일전'…日 샤프, 마이크…
  • LG전자, 12kg 트롬 세탁기 씽큐 신제품 선봬
  • LG전자, 안마의자 재공략…4년 만에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