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발 미디어 빅뱅이 나타나고 있다. 위성방송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예상을 깨고 현대HCN 인수에 성공한 데 이어 KT는 미디어 생태계 포식자로 부상한 넷플릭스 손을 잡았다. 플랫폼과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27일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제치고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SK텔레콤이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예상외의 금액으로 베팅하며 현대HCN 인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지난해 말 KT의 시장점유율은 21.96%, KT스카이라이프 9.56%로 양사의 합산점유율은 31.52%, 가입자 1059만명이다. 여기에 현대HCN의 132만(3.95%)을 합치게 되면 점유율이 35%를 넘게 된다. 현대HCN 인수로 경쟁사들을 10%p 이상으로 앞서나가게 됐다. 현재 남아있는 매물은 딜라이브와 CMB. 상대적으로 현대HCN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KT의 의사결정과는 무관하게 이번 딜을 진행했고 시장점유율 방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어찌됐든 KT그룹 전체적으로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케이블TV가 쇠락기에 접어든 반면, IPTV는 그 자체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유무선 통신서비스와의 결합상품, 채널협상력 확대 등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당연히 가입자가 많을수록 좋다. 특히 현대HCN은 CJ헬로, 티브로드 못지않은 알짜로 평가되고 있으며 강남 서초라는 통신사들이 군침을 삼키는 권역을 갖고 있다.

또한 KT는 이달 3일부터 올레 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플릭스를 KT IPTV에서 손쉽게 가입하고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독립적으로 서비스에 편의성을 높인 것이지만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다.

KT의 850만 IPTV 가입자는 최소한 넷플릭스 때문에 LG유플러스에 옮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생각보다 가입자 묶어두기 효과는 물론,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손을 잡은 LG유플러스와 달리 SK텔레콤이 다급해지게 됐다.


다만, 최근 KT그룹의 미디어 빅뱅 행보가 그룹은 물론, 미디어 시장에 긍정적 영향만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HCN의 경우 KT가 인수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현대HCN은 독립적 회사로 남게 된다. KT에게는 손자회사가 되는 셈인데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 결합에 대한 의구심 해소가 관건이다. KT의 시장지배력 확대, 방송의 공공성 측면에서 공정위, 과기정통부가 이번 기업결합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당장 유력 콘텐츠 확보로 OTT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는 있겠지만 이제 태동한 국내 OTT 생태계를 외산 콘텐츠판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래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거래 방식 자체가 국내 사업자와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수익도 크지 않았다. 망이용대가를 둘러싼 망중립성 문제는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미디어 전체적으로는 외국 사업자에게 힘만 실어준다는 지적도 꾸준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넷플릭스가 먼저 제안했지만 한국 미디어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며 거절한 바 있다.

넷플릭스 파급효과가 너무 커 SK텔레콤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경우 결국은 제로섬 게임이 된다. SK텔레콤이 당장 넷플릭스 손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디즈니와의 계약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웨이브, 시즌, 티빙 등 국내 OTT 사업자들이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글로벌 OTT 강자들이 한국 유료방송 플랫폼을 장악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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