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통신3사가 불법보조금 살포를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총 512억원 과징금을 받았다. 이를 놓고 한쪽에서는 철퇴라, 다른 한쪽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한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찝찝한 상황이다. 최악은 면했지만, 그렇다고 두 팔 벌려 환영할 승리도 아니다.

8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이하 단통법)’을 위반한 통신3사에 총 512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3사별 과징금은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이다.

이는 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으로 기록됐다. 동시에, 이례적으로 방통위 상임위원이 재량권을 펼쳐 5%를 더해 최대 45%로 감경률을 높인 사례다. 역대최대 과징금과 역대최대 감경률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 최대 과징금=통신3사가 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최대 과징금을 받게 된 이유는 광범위한 표본조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5G와 LTE 불법보조금을 조사하기 위해 방통위는 119개 유통점 가입자 18만2070명을 대상으로 단통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불법지원금을 지급했다는 국민신문고 민원도 포함시켰다.

과거 2018년 방통위가 통신3사 불법보조금을 조사할 당시, 온라인 분야로 대상을 한정했지만 이번에는 전체 영업채널로 확대했다. 방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 통신3사 위반율 자체는 2년 전보다 낮고, 정도로 따져봤을 때 심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조사 대상 모수 자체가 커지는 바람에 매출액이 함께 늘었다. 과징금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 결과 방통위는 관련 매출액을 3사별 1조5385억원, 1조1726억원, 9335억원으로 산정했다. 기준 과징금만 보면 SK텔레콤 338억5000만원, KT 234억500만원, LG유플러스 205억4000만원이다. 통신3사 총 700억원이 넘는 규모다. 필수적 가중 20%까지 더하면 933억원으로 늘어난다. 45%를 감경해도 500억원이 넘어서는 이유다.

◆5G 확대하라더니, 돌아온 건 과징금?=
불법보조금을 뿌린 통신3사도 변명할 부분은 있다. 5G 세계최초 상용화와 5G 활성화는 정부 정책이다. 이에 부응해 지난해 4월 5G 세계최초 상용화를 기록한 후 통신3사는 초기 5G 시장에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시장과열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고 불‧편법 지원금이 늘어났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LG전자 ‘V50씽큐’가 공짜폰 대열에 합류했고, 일부 유통점에서는 택비시까지 얹어주는 마이너스폰으로 판매했다. LG유플러스는 궁여지책으로 방통위에 경쟁사를 신고했고, 이후 방통위 조사가 시작됐다.

새로운 통신시장이 시작된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정부가 조사를 시작하는 일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어느 정도 시장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5G 불법보조금 제재를 위한 조사는 시작됐다.

그 결과, 과거와는 다른 불법보조금 양상이 포착됐다. 이전에는 가입자 뺏고 뺏기기 경쟁을 위해 기기변경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기기변경으로 쏠려 있었다. 119개 유통점 조사 결과 기기변경에 34~41만원 초과지원금을 투입, 신규가입‧번호이동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자사 가입자를 5G로 전환시키기 위해 돈을 쏟았다는 의미다.

표철수 방통위 부위원장은 “정부가 5G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통신사가 협력했다”며 “위반건수를 봤을 때 기기변경이 6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통신3사, 코로나19 위기극복 적극 동참…7100억원 쏟는다=이와 함께 통신3사는 최대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방통위 조사에 협력하는 한편, 판매장려금 시스템 공동구축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통신3사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며 올해 하반기 7100억원 지원책을 발표했다. 중소협력사와 유통망 지원책을 재차 강조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지원규모와 비슷한 약 5000억원 안팎 지원책을 하반기에도 실시한다. 동반성장펀드는 950억원으로 확대됐다. KT는 올해 하반기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LG유플러스는 770억원을 편성한다.

이와 함께 방통위가 판매장려금 현황을 실시간 알 수 있도록, 통신3사 공동 판매장려금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과징금 제재 수위는 통신3사가 시장안정화 노력한 점,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 자발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점, 무엇보다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화에서 어려운 중소 유통점 상생지원금‧동반지원펀드 등 대규모 종합 지원을 마련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 재량권 행사, 방통위 “45%나 깎았다”=방통위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다. 이에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사무처에서 제시한 30%, 40% 감경안보다 높은 45% 감경안을 제시했다. 방통위 상임위원이 과징금을 깎기 위해 재량권을 행사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또, 신규가입자 모집 금지 및 형사처벌도 제외했다.

이날 45% 절충안을 내놓은 김창룡 위원은 “정부가 5G 세계최초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통신3사가 발맞춰 글로벌 경쟁력 확보 노력에서 발생한 특수 상황이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고, 시장교란 행위가 아닌 기기변경 보조금에 집중됐다는 점도 고려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 어려워진 중소협력 업체 상생안과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했고, EBS 온라인교육 (데이터 무과금)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통신3사는 이번 방통위 심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시장 안정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T는 “단통법 준수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5G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서비스 차별화에 최선을 다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유통망과 중소협력업체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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