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이하 단통법)이 마침내 개정 수술대 위에 올랐다. 정부와 사업자, 전문가들이 함께 그린 개정 방향이 곧 윤곽을 드러낸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만큼 막판까지 합의점을 찾기 위한 진통이 예상된다.

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오는 7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제도개선안을 조율한다. 이어 10일 학술토론회 형식으로 세부적인 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주도로 통신사업자와 유통협회, 시민단체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2월 출범 이후 수차례 회의를 통해 제도개선안 마련을 고심해왔다. 그동안 협의회의 주요 안건은 크게 ‘지원금 규제완화’ ‘장려금 차별 해소’ ‘사후규제 강화’ 등 3가지로 요약된다.

◆ 휴대폰 지원금 더 오를까?

먼저, 협의회는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촉진을 위해 지원금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통신사들이 지급하는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에서 주는 추가지원금으로 나뉜다. 통신사 지원금에 대한 법적 상한선은 사라졌지만 추가지원금의 경우 공시지원금의 15%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이에 협의회는 공시지원금에 대한 규제를 풀고 추가지원금 상한을 높이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게 하고, 지원금 상향이 불가능한 공시기간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안이 거론됐다. 통신사와 유통망의 합리적인 지원금 경쟁을 독려하자는 취지다.

다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들은 지원금 규제완화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통신사들 간에 과다경쟁이 벌어지는 등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시민단체들과 몇몇 전문가 참여자들은 찬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 활성화와 이에 따른 소비자 이익 증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장려금 규제 놓고 ‘설왕설래’

판매장려금에 대해서는 여러 방향의 규제안들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판매장려금은 본래 통신사가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리베이트다. 하지만 단통법상 유통망 지원금이 15%로 제한되면서 일부 판매자들은 이 장려금을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지급해왔다. 아는 사람만 싸게 사고 나머지는 ‘호갱’이 되는 부작용이 여기서 나타난다.

이에 협의회는 통신사업자가 장려금 지급 내용을 규제기관인 방통위에 보고하도록 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통신3사는 장려금을 지급할 때 이를 시스템에 등록해 자체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장려금을 휴대폰 가격이나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급할 수 있게 하는 ‘장려금 차등제’, 장려금을 통신사 지원금의 일정 퍼센트로 지급하는 ‘장려금 연동제’ 등이 안건으로 나왔으나 통신사들은 대부분 반대 또는 유보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와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도 세부적인 안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 사후규제 강화엔 ‘한목소리’

사후규제 측면에서는 통신사업자를 포함한 협의회 참여자들이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우선 공시기준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현행 1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상향하는 안에 대해서는 통신3사를 비롯한 대부분이 찬성 의지를 내비쳤다. 통신사업자들의 시장 자율 모니터링 결과를 단통법 제재 기준에 반영시키는 안도 거론된다.

다만 단통법 위반 시 처벌 강화에 대해서는 통신3사가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통법 위반 시 형사처벌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과 과징금 기준을 상향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과도한 규제로 읽힌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의 긴급중지명령 개선 필요성에도 3사 입장차가 뚜렷하다.

방통위는 “3가지의 정책 조합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고, 사실 어느 한쪽에 집중하면 결과적으로 이용자 이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완전한 의견 일치는 어렵지만 현행 규제보다 나은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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