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 스마트폰 ‘벨벳’이 기대만큼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관심은 끌었지만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벨벳을 통해 ▲브랜드 교체 ▲온라인 매케팅 강화 ▲디자인 차별화 ▲선택과 집중 통한 원가절감 등 이전과 다른 접근을 했다. 스마트폰은 통상 1년 정도 개발기간을 거친다. 이를 감안하면 이 변화는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의 작품이다. 권 사장은 CEO에 오르기 전인 2019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업계는 벨벳의 부진 원인은 LG전자 내부와 외부 양쪽 모두에 있다고 평가했다.

내부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마케팅 전략이다. LG전자는 벨벳을 ‘매스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매스 프리미엄의 뜻은 프리미엄폰이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 벨벳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벨벳은 LG전자가 내놓은 3번째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이다. 첫번째 5G폰 ‘V50씽큐’와 두번째 5G폰 ‘V50S씽큐’ 출고가는 각각 119만9000원이다. 벨벳이 29만9200원 싸다. LG전자의 말대로다.

그러나 LG전자의 의도대로 소비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단 소비자는 벨벳이 프리미엄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프리미엄은 가격이 아니라 가치다. LG전자 스마트폰은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상실한지 오래다.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폰을 8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유인책이 통하지 않은 이유다. 굳이 매스 프리미엄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바람에 구설만 만들었다. 매스라면서 왜 이리 비싸냐는 불만이다. 5G폰 치고는 낮은 가격이었지만 5G폰이라고 80만원대 제품이 매스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냐는 지적이 나왔다.

두번째는 선택과 집중 타깃 설정 오류다. 벨벳은 디자인을 강조했다. 3차원(3D) 아크 디자인을 채용했다. 후면 트리플 카메라는 물방울 모양으로 배치했다. 하이파이 쿼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은 빠졌다. 광학식손떨림방지(OIS)도 없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765를 탑재했다.

하이파이 쿼드 DAC은 LG전자가 2016년부터 내세운 LG폰의 강점이다. 음의 왜곡과 잡음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소리를 중요시하던 소비자를 중심으로 충성 고객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음질 탓에 유선 이어폰을 고수하는 사람에게 선택지로 작용했다. 하이파이 쿼드 DAC 제거는 이들을 떠나게 했다. 비용 절감 때문에 선택한 것이지만 팬층이 얇은 LG전자에겐 뼈아픈 결과다.

LG전자는 이전에도 이런 경험을 했다. 디스플레이를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할 때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고가폰 디스플레이를 OLED로 변경했다. 계열사 전략과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것이었지만 LCD 색감이 좋아 LG폰을 사던 사람을 잃었다.

디자인 변화는 위험이 따르는 분야다. 특히 수리 비용이 상승해 케이스가 한 이후 더 그렇다. 3D 아크 디자인은 논란이 있다. 비슷한 디자인을 차별화 요소로 선택했던 삼성전자도 지금은 플랫 디자인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물방울 카메라는 주목을 받았지만 기능이 부족하면 소용이 없다.

외부의 문제는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LG전자뿐 아니라 대부분 업체가 전년동기수준 판매량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좋지 않은 시장에서 판매고를 달성하기 위해선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경쟁사의 마케팅 비용은 LG전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때 아닌 롱텀에볼루션(LTE)폰 인기도 타격이다.

LG전자는 통신사 5G 가입자 경쟁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 역시 불발했다. 통신사는 실적관리를 위해 지갑을 닫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작년 벌어진 5G 대란 징계를 내릴 예정인 것도 통신사 발목을 잡았다. LG전자는 통신사별 특화 색상을 반영한 벨벳을 준비 중이다. 통신사별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전용 ‘갤럭시A퀀텀’을 출시했다. 특정 폰을 밀어야 한다면 이 제품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는 특정 회사 제품이 많이 나가든 적게 나가든 상관없다. 가입자만 늘면 된다. 기댈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한편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다. 2020년까지 6년 연속 연간 적자가 유력하다. 연간 적자는 ▲2015년 1196억원 ▲2016년 1조2501억원 ▲2017년 7368억원 ▲2018년 7901억원 ▲2019년 1조99억원이다. 2020년 1분기 영업손실은 2378억원이다. 매출액은 분기 1조원대가 깨졌다. 1분기 매출액 9986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대비 24.4% 전년동기대비 33.9% 줄었다. MC사업본부 분기 매출액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10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후 처음이다.

벨벳이 빛을 보지 못할 경우 LG전자의 부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LG전자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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