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유료방송시장은 전통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 간의 ‘세대전쟁’으로 요약된다.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는 침체일로를 걸었던 반면, 통신사 주도 IPTV와 새로 등장한 OTT는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는 한편 디즈니 등 해외 OTT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지각변동을 맞은 유료방송시장의 현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시장이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케이블TV 1‧2위사인 CJ헬로와 티브로드는 각각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품에 안겼다. 추격하는 경쟁사에 대응해, KT도 새 최고경영자(CEO) 취임이 예고된 오는 3월 이후 인수합병(M&A) 경주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내 통신사의 케이블TV M&A가 완료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에서는 합산규제를 우려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지정 가능성은 낮다. 결국 KT도 올해 상반기에 케이블TV M&A 시장에 뛰어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당장 올해부터 CJ헬로 연결 편입이 유력한 상황이며, 조기 LG유플러스와 CJ헬로 합병 추진이 예상된다”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역시 이달 내 최종 승인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유료방송 M&A 경주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낸 곳은 LG유플러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심사까지 완료한 LG유플러스는 40만명이 넘는 유료방송 가입자, 76만명 이상 알뜰폰 가입자를 확보한 CJ헬로를 품게 됐다. 알뜰폰 매각조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호재다. CJ헬로는 LG헬로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송구영 전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24.8%에 달하는 유료방송시장, 15% 알뜰폰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유료방송시장 2위, 알뜰폰시장 1위로 올랐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825만 유료방송가입자를 확보한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제작‧수급 등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입하고, LG헬로비전과 결합상품을 선보이며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의 5G 중저가 요금제를 지원하면서, 전체 통신시장 내 5G 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M&A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방통위는 이번 주 전체회의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관련 심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지난 달 30일 과기정통부로부터 사전동의 요청을 받은 방통위는 35일 내 심사를 마칠 예정이다. 공정위와 과기정통부 심사를 거치며 이미 지연된 만큼, 방통위는 최대한 속도를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법인은 내년 4월1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티브로드 합병이 최종 승인될 경우, 311만명 가입자가 더해져 SK텔레콤은 국내 유료방송시장 24%를 차지하는 793만명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KT도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이 신임 CEO로 공식 취임하면, M&A를 통한 미디어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약 31.4%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M&A를 추진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견제해야 한다. 다만, 국회가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유료방송 규제개선방안을 검토하는 숙제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은 리스크다. 그럼에도 합산규제는 일몰된 상태기 때문에 법적으로만 본다면 M&A 진행에 문제는 없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이 잠정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엔 KT의 딜라이브 인수 추진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합산규제를 재적용하면, 현재 순항 중인 유료방송 구조조정 및 통신사‧케이블TV M&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칫하면 케이블TV업체 출구 전략에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난을 정부‧국회가 받을 소지가 커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가 케이블TV M&A를 통해 가입자 질 개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이 기대된다”며 “케이블 가입자의 IPTV 전환과 더불어, 기가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 알뜰폰 가입자의 이동통신(MNO) 전환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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