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국내 최대 고객, 한국지사 3명 남기고 해고 소문 무성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브로드컴의 인수합병(M&A) 여파가 국내 소프트웨어(SW) 및 보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A에 이어 최근 인수한 시만텍의 한국 지사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직원과 파트너, 고객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부로 30여명에 달하는 시만텍코리아 인력 가운데 약 3명을 남겨두고 모두 해고 조치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현재 시만텍의 국내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그룹 등이다.  

미국 유무선 통신용 반도체 솔루션 업체인 브로드컴은 지난해 퀄컴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되자 최근 SW 분야로 눈을 넓히고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11월 CA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으며, 올해 8월에는 세계 최대 보안업체인 시만텍의 기업 사업부 인수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이르면 연내 인수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만텍 인수발표 직후,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CEO는 “M&A는 브로드컴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시만텍의 엔터프라이즈 보안 포트폴리오가 우리의 인프라 SW 영역을 확장하고, 인프라 기술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은 그동안 브로드컴의 M&A가 일반적인 IT업계의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돼왔다는 점이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선 우선 브로드컴의 탄생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회사였던 브로드컴은 2015년 싱가포르 반도체기업 아바고(Avago)에 인수됐다. 이 거래로 인해 브로드컴은 하루 아침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계 회사가 됐다.

보통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인수한 기업의 이름이 남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아바고는 브로드컴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사명을 피인수업체인 브로드컴으로 바꿨다. 

이후 브로드컴의 전신인 아바고가 중국계라는 점 때문에 퀄컴 인수가 좌절되자 브로드컴은 미국 산호세로 본사를 옮겼다.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인 2대 주주이자 브로드컴의 혹 탄 CEO가 사모펀드와 유사한 경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혹 탄은 ‘기업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M&A 진행하고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재무구조를 최적화시켰으나 정작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량 해고가 진행되면 결국 해당 기업이 가진 기술 경쟁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당장 기술지원 등은 유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기술 개발 등 차기 제품 출시나 고객 케어에는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 피해는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브로드컴은 지난해 CA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이후 미국 직원 4837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000여명을 해고했다. 

특히 한국지사에 대해서는 가혹했다. 35명에 달했던 한국 CA지사는 2명만 남겨 놓은 채 6개월치 월급을 지급하고 모두 해고한 전례가 있다. 브로드컴 '한국 지사에 통합하는 과정이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지사 철수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한국 CA의 M&A 과정이 시만텍에 사례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

또한 브로드컴은 2017년 CA가 6억1400만달러에 인수한 애플리케이션 보안 테스트 기업인 베라코드를 사모펀드인 토마 브라보에 9억5000만달러 재매각했다.

브로드컴 측은 이와 관련, “CA는 브로드컴의 일원으로서 전세계 고객에게 API 관리, 보안, 개발 운영, 인프라 모니터링 등 엔터프라이즈 SW를 제공한다”며 “여타 다른 인수와 마찬가지로 중첩되는 영역이나 시너지 효과가 존재하며, 효과적인 시장기회를 위해 CA 서울 지사를 브로드컴 서울 지사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력을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브로드컴은 한국에서 약 1조5000억원을 매출을 기록하며 약 3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만텍 기업사업부 인수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CA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대부분의 인력에 해고 통보를 내리며 철수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는 것.

브로드컴은 SW 분야를 강화해 기존 반도체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결국 시만텍 인수도 기술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기보다 재무적인 효과를 기대한 M&A라는 평가다.

1997년 설립돼 올해 22년째를 맞이한 시만텍코리아의 직원들 역시 앞선 CA와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의 괘적을 그리게 될 경우, 상당수 인력이 직장을 잃게 될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만텍 기업사업부는 엔드포인트 보안, 웹 보안 서비스, 클라우드 보안 및 데이터 손실 방지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35만 고객사와 5000만 고객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M&A 후속 행보가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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