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페이스북이 KT와 네트워크 계약을 체결하고, 이전보다 낮은 수준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인 페이스북이 각 통신사와 개별 계약을 통해 망 사용료를 내기로 한 점은 고무적이나, 페이스북만 명분과 실리 모두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페이스북은 KT‧세종텔레콤과 네트워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KT 모두 구체적인 망 사용료 규모 등 계약 내용을 밝히고 있지 않으나, 통신사가 각각 페이스북과 망 이용대가에 대해 협의하게 된 만큼 페이스북이 KT에 지불하는 비용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KT는 “중계접속이 줄어들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이 감소해 수익구조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며 “계약 규모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페이스북은 KT와 캐시서버 구축‧전용 통신망 대여 계약을 맺고, 연간 약 150억원을 지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캐시서버를 운영하는 KT는 중계접속을 통해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도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왔다.

상호접속제도로 KT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에도 페이스북 트래픽 비용 일부를 지불하게 되자, KT는 페이스북에 더 많은 망 사용료를 요구해 왔다. 이에 페이스북은 통신사 간 상호접속료 정산 문제를 부담할 수 없다고 맞서 왔다. 이러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월 2년여간 끌어온 페이스북과의 망 사용료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처럼 현재 페이스북은 KT뿐 아니라 각사와 개별 계약을 맺고 있다.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LG유플러스도 협상을 마치면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페이스북 서비스를 국내 이용자에게 직접 제공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티어2(중형ISP)인 세종텔레콤과도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은 각사로 트래픽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 수준까지 높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를 페이스북이 반영해 적정대가를 산정했느냐다. 기존에 페이스북이 지불해 온 총 비용을 각사로 나눠 주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페이스북 국내 매출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 간 협상에 해당하는 망 사용료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 망 사용료 규모는 15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상호접속제도 이전에 나온 금액인 만큼 여기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며 “통신3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 총 규모는 150억원 수준 이하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T는 네트워크 트래픽 감소와 지급해야 하는 중계접속료 등을 고려했을 때 손해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망 사용료 총액이 줄어든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망 사용료도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사 계약을 기반으로 페이스북과 협의해야 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높은 망 사용료를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KT 캐시서버를 사용하면서 페이스북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KT 협상안이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봤지만, KT가 페이스북과 협의를 마친 만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홍콩 등으로 임의로 변경했을 당시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 문제를 막기 위해 해외망에 연결해야 했다”며 “SK브로드밴드가 해저케이블을 사용하면서 임대료만 수십억원 이상 나오자, KT에서 받았던 상호접속료보다 낮은 수준으로 페이스북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 기준으로 페이스북이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KT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협의를 계속 해 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페이스북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여주기식으로 계약을 성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오는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를 불렀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 무임승차 논란과 방통위 행정소송까지 겹친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 망 사용료 이슈는 핵심 현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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