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소프트웨어 2.0 기술로 바라보는 RPA의 미래

2019.09.18 18:37:26 / 박기록 rock@ddaily.co.kr

<글> 김계관 (주)그리드원 대표(사진)

최근 수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구체화된 기술로 RPA가 등장했고, 실제 전 세계적으로 RPA는 전 산업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며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정확하게 업무를 해내는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리드원도 2017년 초 국내 최초로 RPA 솔루션을 선보이고, 현재까지 100여개의 기업에 효율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특이할 만한 점은 RPA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공통적인 질문을 했다는 점이다. 

“RPA를 도입하면 우리가 원하는 업무 자동화를 모두 할 수 있는가?”

우리의 대답은 늘 같았다. 현재로서는 모든 업무를 자동화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 가급적 기업들이 요구하는 업무에 부합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요청을 해결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대답은 ‘소프트웨어 2.0’ 이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 2.0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선 용어의 생소함 때문에 우리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2.0이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 2.0’이란 사람과 비슷한 인지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스스로 성장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제조업체 공장에서 인간을 닮거나 인간의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로봇들은 사람보다 정확하고 훨씬 더 높은 생산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로봇들을 사람과 같다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과 비슷한 일을 하지만 사람과 같은 인지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할 단어는 바로 ‘사람과 같다’는 것이다. 

사람은 보통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계는 사람이 할 일을 정해줘야만 움직인다. 우리는 이 에 주목했다. 소프트웨어 1.0은 코딩이라는 방식으로 사람이 할 일을 정해주면 소프트웨어로 움직인다. 하지만 업무가 복잡할수록 사람이 모든 것을 코딩으로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서 업무를 해야만 사람과 같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마치 신입사원이 일을 배우면 배울수록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소프트웨어 2.0이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2.0이 발전할수록 현재 자동화를 하고자하는 영역에서 그 동안의 소프트웨어 1.0 방식으로 안되던 분야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화 ‘트렌센더스’를 보면 완전한 인공지능이 출현한다. 완전한 인공지능(AI)은 모든 세상의 정보를 빠르게 학습한다. 은행과 주식 거래, 숙박 예약 등을 스스로 진행한다. 소프트웨어 2.0이 기존의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신문명을 가져온 것이다. 물론 영화 속 완전한 AI는 학습으로만 이뤄지지는 않는다. 학습은 수없이 많은 AI 분야 중 하나일 뿐이다.  

AI 학자 페드로 도밍고스의 저서 ‘마스터 알고리즘’을 보면 AI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학습 이외에도 여러가지 AI 분야들이 함께 모아져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그 어떤 기업도 모든 AI분야를 다룰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역시 완전한 AI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코딩 대신 러닝을 통한 학습 기반의 자동화 환경을 조성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드원의 문서 검증은 학습기반자동화를 통해 정확도를 대폭 향상했다

이쯤 되면 학습 기반의 자동화 환경은 언제쯤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세미나에서도 우리가 말하는 소프트웨어 2.0 기반의 ‘Intelligent RPA’ 또는 ‘Cognitive RPA’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다. 

정말 소프트웨어 2.0은 아직은 먼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미 국내 20여 개의 업체에 소프트웨어 2.0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 문서 검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술을 도입한 모든 기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향후 업무 범위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실례로, 한 은행에서는 사용하는 계약서에서 주요 관리 항목들을 확인하고, 이 서류들을 전자문서로 만들기 위해 이미지화 한다. 이 데이터는 사람이 검수하는데, 중요 문서이다 보니 실수를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일을 소프트웨어 1.0 기준으로 수행할 경우, 하드 코딩을 통해 검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드원은 소프트웨어 2.0 기반의 AI 문서검증 기술로 계약서의 서명, 날인, 동의 항목 등을 비롯한 필수 확인 사항을 학습을 통해 진행했으며, 이후 추출 데이터 입력부터 정리, 분류까지 사람과 동일한 절차대로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그 결과, 약 95%의 데이터는 모두 검수가 되었고, 5% 정도의 데이터는 사람의 검수가 필요한 것으로 제안했다. 사람이 할 일을 대폭 줄이고, 정확도를 높인 것인데, 달리 생각하면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데이터를 검수하고, 확인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소프트웨어 2.0이 RPA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프트웨어 1.0에서는 코딩으로 모든 업무 명령을 지시해야만 소프트웨어가 움직이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는 자동화하고 싶은 영역은 많지만 현실화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현재의 RPA수준이 소프트웨어 1.0의 전형적인 매크로 수준이며 이정도로는 현재 업무의 자동화 적용 부분이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2.0으로 인간이 요구하는 업무 자동화 영역을 50% 이상을 더 확장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것은 LBAP(Learning Based Automation Platform)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통상 어떤 조직이든 굉장히 많은 업무의 조합으로 되어 있고, 이 업무들은 또 일반 파일, 로그, 이벤트 등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LBAP은 이 데이터를 학습하고, 해당된 업무를 학습 기반의 모델로 만든다. 이 모델의 행위자(Actor) 역할을 RPA가 맡게 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이러한 모델이 아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무한히 반복되면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소프트웨어 2.0과 RPA가 결합한 학습 기반의 자동화 환경이다. 

 
<설명>LBAP(Learning Based Automation Platform)을 통해 현재보다 50% 이상 업무 범위를 넓히고, 개인비서 수준의 업무 자동화도 가능해진다.

또한, 소프트웨어 2.0이 지금보다 발전하고, 보편화되면 앞으로는 개인비서 수준의 RPA도 등장할 것이다. 한 기업의 대규모 RPA 프로젝트가 아닌 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업무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태는 개인 모두가 쓸 수 있는 것으로, 개인이 서비스를 개발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금융권의 경우 챗봇을 많이 사용하는데, 챗봇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로 RPA가 고객상담, 자료 조사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챗봇이 RPA의 매니저를 컨트롤하여 소프트웨어 로봇의 업무 수행을 운영 및 조정하는 관리자의 역할도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그리드원이 도전하는 소프트웨어 2.0은 러닝을 기반으로 한다. 이것이 완전한 인공지능을 완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미래 RPA의 새로운 출발점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코딩이 아니라 러닝이며, 학습기반의 RPA 플랫폼이다. <끝>

* 본 기고문은 디지털데일리가 7월 발간한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2019년 특별호>에 실린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편집 사정상 책의 구성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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