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반드시 기존 방송이나 로컬 콘텐츠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OTT 그 자체를 새로운 시장으로 봐야 한다.”(조대곤 카이스트 교수)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한국 미디어 산업을 거머쥐는 것은 분명 위험하다. 플랫폼을 장악한 미국발 OTT의 갑질이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다.”(이희주 콘텐츠웨이브 본부장)

국내외 OTT 시장이 들썩인다. 글로벌 강자 넷플릭스·유튜브의 성장세가 무섭다. 디즈니와 애플도 참전을 선언했다. 한국에서도 전례 없는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중이다. 지상파3사·SK브로드밴드의 통합 OTT ‘웨이브’ 출범에 이어 CJ ENM과 JTBC도 함께 시장에 뛰어든다.

1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리더스포럼은 이러한 변화 속 한국 OTT 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집중 분석했다.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을 주제로 조대곤 카이스트 교수와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이 발제를 맡았다.

조대곤 교수는 OTT 서비스의 성장을 전통 산업과의 충돌이 아닌 새로운 시장의 창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사례를 보면 OTT가 성장할 때도 TV 시청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전체 이용시간이 늘었으며, 미국 OTT 가입자의 65%는 여전히 유료방송에 가입돼 있다”면서 “OTT 성장이 방송을 직접 대체하고 있다는 인과관계는 없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온라인과 일상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는 ‘온라이프’ 시대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OTT를 봐야 한다”면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본질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기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혜선 센터장은 OTT가 콘텐츠산업 성장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내다봤다. 천 소장은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인한 콘텐츠 수급경쟁이 국내에서는 콘텐츠 제작시장의 양적 성장을 불러왔다”면서 “투자재원이 늘고 제작 환경이 개선되면서 콘텐츠 장르도 훨씬 다양해졌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콘텐츠 제작사가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는 현상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중국 한한령 사례에서 보듯이 한곳에 의존하다가 갑자기 문제가 닥치면 위험하다”면서 “유통망 다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에선 제작사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제작사와 플랫폼 간의 저작권 및 수익배분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이희주 본부장은 이어진 토론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의 한국 콘텐츠 시장 잠식을 우려했다.

이 본부장은 “방송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은 지상파 방송에만 물을 게 아니라 세금도 내지 않는 유튜브에 물어야 한다”면서 “미국발 OTT의 미디어 제국주의가 계속되면 10년 후 시장에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만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는 경쟁 관계였던 지상파와 SK, CJ ENM과 JTBC이 뭉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유튜브는 지상파방송사의 적이고, 넷플릭스는 유료방송사의 적이다. 국내에서 우리끼리 영역 싸움할 게 아니라, 글로벌 OTT와 국내 미디어라는 경쟁 구도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OTT의 진입이 국내 콘텐츠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입장에 힘을 실었다. 안 위원은 “글로벌 OTT에 자극을 받은 국내 방송시장이 생존을 위한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고, 혼자로는 힘들어 여러 사업자 간 합종연횡도 일어난다”면서 현상 유지 함정에 빠지지 않고 국내에서 혁신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고 해석했다.

OTT에 대한 명확한 정책 기조가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도 나왔다. 전범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OTT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인지 기존 서비스의 모방인지, 그렇다면 규제는 기존 방송 플랫폼과 동등하게 해야 하는지 더 지켜봐야 하는지 등을 빨리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호한 정책 목표를 바로잡아 제도화를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TT 플랫폼의 기본 가치는 가입자 규모다. 국내 텔레콤 사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완벽하게 제로섬 게임에 머문다. 시장은 정체될 것이고 미래 가능성이 떨어진다. 글로벌 진출 전략을 잡아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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