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 발간한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 2019년 특별호'에 수록된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편집 사정상 책에 일부 내용은 시점을 고려해 수정됐으며, 책에 게재된 <표>는 온라인 기사에서는 게시하지 못함을 양해드립니다 . 

-1단계 완료후, 업무프로세스 혁신 성과...전사 업무로 확산  
-“업무효율성 증대, 주52시간 대응에도 효과” 기대감 
-현업과 IT부서 긴밀한 협력 필수…“RPA 과욕, 실패사례도 많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이상일기자]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보조적 역할에 머물도록 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사람과 로봇의 역할, 그 아슬 아슬한 경계선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아직 크게 들리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작업(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선 똑똑한 로봇의 도움이 매우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2019년,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가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은행, 보험업계에선 올 해 핵심 IT사업 과제중 하나로 RPA가 꼽힌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Smart working)을 강조하면서 RPA를 통해 업무 전반에 걸친 ‘업무량 절감(Work Diet)’을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올해 4월 RPA고도화 및 전행 확산을 위한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머신러닝(ML)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에 RPA 모델을 도입하는 등 이미 40여개 업무에 RPA시스템을 적용해왔다. 

KB금융측은 여기에 탄력을 받아 국민은행 전 업무에 RPA를 확산시기위해 영업점 및 본부 부서 내 대규모 적용이 가능한 업무 발굴과 국・내외 사례 검토 및 적용, 그리고 대상 과제 프로세스 분석 및 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RPA 전사 컨설팅 과제에는 ▲RPA전담 조직구성 방안 ▲RPA 업무 선정기준 ▲ 성과관리 방안 ▲품질관리 절차 및 운영리스크 관리방안 ▲장애관리 절차 및 비상계획 ▲솔루션 자산화 및 내재화 방안 수립, ▲개발시간 단축 및 유지관리 용이성을 위한 모듈화 ▲표준화 등 방안과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지침 작성 등이 포함됐다.

금융회사가 RPA를 전체 업무 프로세스에 RPA를 적용하려면 전체 업무에 대한 현황 파악과 분석이 완벽하게 선행돼야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부분이 쉽지않다. 막상 RPA를 실행에 옮겼을때, 예상치못한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변경에 따른 사용자의 UI가 일관성있게 관리되지 않을 경우, 2~3년후 업무 변경시 에상치 못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만족도 높은 금융권의 ‘초기 RPA 효과’

국내에서는 KB금융, 농협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부산은행, 삼성생명, 현대카드, BNK캐피탈 등 1, 2금융권을 망라해 다양한 형태의 RPA 도입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비용절감, 낮은 오류율 확보, 서비스 개선, 업무 소요시간 단축 등 RPA 도입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검증됐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실제로 RPA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한 시중 은행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RPA 컨설팅을 통해 불합리한 프로세스 등을 잡아내고 시스템 개선 사항을 도출했다. 이 은행은 RPA 도입 대상 업무에 대한 PI와 변경관리 등을 진행한 결과, 당초 목표했던 목표치의 2배가 넘는 업무개선 효과를 거뒀다. 물론 RPA 도입이 모두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을뿐 실패 사례도 많다. 일부 금융회사는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한 사례도 있다. 

EY한영의 이건영 파트너는 “RPA 구축을 시도한 기업들의 약 30% 정도는 기존 시스템 개발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 기대했던 성과를 단기간에 거두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RPA는 자동화가 아니고 ‘업무를 변화시키는 것’이며, 가능성 있는 후보업무의 파악과 RPA와 협업하는 업무 방식의 변화, 그리고 신규 기회 창출을 위한 업무의 재분배 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RPA는 아직 초기단계” 

RPA는 정형화된 기술이 아니다.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계속적으로 진화한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RPA 도입 시기를 언제 잡느냐가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업무는 RPA 1단계(1.0)를 벗어나 조금씩 진화된 업무로 확장하고 있다. 즉 단순 반복 업무의 적용, 정해진 규칙 수행, 비핵심 업무 자동화를 통한 내부 운용효율성 증대라는 당초 목적을 넘어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평가다.

현단계에서 기술적으로 RPA 적용이 불가능한 업무는 정해진 룰이 없는 비정형 작업, 사람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작업, 필기체 인식이나 음성인식, 문장 이해와 같이 고도의 AI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다.
금융권 RPA 컨설팅 수행 경험이 많은 투이컨설팅은 RPA 2단계(RPA 2.0)를 ‘Advanced RPA’로 정의하고 있다. 즉, RPA 2단계에선 의사결정 기반의 업무 모방수행, 비정형 데이터의 패턴인식,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제한적 의사결정 자동화, 핵심업무 자동화를 통한 운용효과 증대를 목적으로 한다. 
 
‘RPA 3.0’은 ‘인텔리전스 RPA’로 정의된다. 2020년 이후에 어느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지능(AI)기반의 RPA를 의미한다. 인텔리전스 RPA 단계에서는 자연어 인식(NLP). 자연어대화 수행업무(추천상품, 서비스), 고객질의에 응대 및 예측, 자가학습을 통한 지속적 의사결정 개선, 머신러닝 플랫폼 기반의 기술이 적용된다.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RPA 3.0이 국내에서 빠른 시간내에 시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뿐 ‘AI 기반의 RPA’는 그 방향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도 2019년 하반기 이후 ‘RPA 3.0’에 대한 전략은 적극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RPA의 진화 (자료: 투이컨설팅)

진화하는 RPA솔루션, 인공지능(AI)와 결합 모델 제시  

현재 국내 금융권의 RPA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규칙 기반(Rule – Based)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자동화하는 솔루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채택하고 있는 RPA솔루션들을 솔루션의 진화단계(1단계~3단계)에서 봤을때는 1.5세대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의 선진 사례와 비교해서 뒤떨어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앞서 간다고 말할 수도 없다. RPA솔루션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아직 제한적인데다 보안문제 등 금융 망분리 등 현실적인 걸림들도 있기 때문에 보다 확장된 RPA를 의미하는 2단계로 완전히 넘어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넓게 봤을 때, RPA 시장은 아직 초기 시장이다. 금융회사가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IBM 등 관련업계는 RPA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시장 규모 50억달러(약 5조7180억원), 연평균 성장률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33%가 IT·재무·회계·프로세스에서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IBM은 자사의 인공지능(AI) ‘왓슨’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 기능과 BPM(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데이터 캡처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RPA 솔루션업체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RPA 구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IBM은 RPA를 넘어 AI가 가미된 CPA(인지자동화) 기능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외산 RPA솔루션으로 현재 영국의 블루 프리즘(Blue Prism), 루마니아의 유아이패스(UiPath), 미국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 등이다. 글로벌 RPA 빅3 업체가 모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또한 우리 금융산업과 유사한 일본의 금융시장에서 적용된 후지쯔도 RPA 솔루션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후지쯔측은 자사의 뱅킹 툴이 예산심사 프로세스로 OCR를 자동처리함으로써 평균 업무처리 시간의 70%를 절약해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국산 업체인 그리드원 등 국내외 RPA 솔루션들이 시장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금융 RPA시장에선 국산 RPA업체들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산 솔루션들은 국내 금융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지난 20년간, 국내 금융권이 다양한 형태의 BPR시스템을 구축하면서 OCR 해독과 업무 자동화 프로세싱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쌓았기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리드원의 경우, 2016년 이후 국내에서 120개 이상의 RPA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1200대 이상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고, RPA를 적용한 업무는 3100개가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각 회사별로 RPA 솔루션의 특장점이 다양하다. 원래부터 RPA를 위해 개발된 글로벌 솔루션도 있고, 기존 OCR 인식솔루션이 몇가지 프로세싱 자동화 기능을 덧붙여 한국의 금융산업에 맞는 RPA 솔루션으로 새롭게 진화된 형태도 있다. 

금융권의 경우 수신 및 여신을 비롯해 외환, 자금, 재무 및 회계, 준법·감사, 신계약, 입금, 신규 갱신 및 매입 정산 등 다양한 업무에 RPA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 채택되고 있는 RPA 솔루션이 각양각색이지만 어느 특정한 솔루션이 현재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RPA솔루션 구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RPA 솔루션이 한 단계 더 진화되면 AI 영역과 RPA 솔루션간의 결합 모델이 지금보다 활발하게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RPA 프로젝트의 성패는 시스템의 안정적인 성능 못지않게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를 정의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컨설팅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업무자동화에 대한 요건 정의가 잘못되면 RPA시스템 구축후 업무 혼선만 가중될 뿐만 아니라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RPA 사전 컨설팅에 많은 신경을 쓴다. 현재 LG CNS, 한국IBM, 투이컨설팅, EY한영, 삼정KPMG, 서현컨설팅 등 다양한 업체들이 각각의 강점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 베스트 프렉티스 구현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권 RPA 도입 동향은?

KEB하나은행은 올해 매우 빠르게 RPA 적용대상 업무를 늘려나가면서 금융권의 주목을 끌었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올해 3월 1차 RPA를 통해 여신관리, 외환업무, 투자상품 등 총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를 대상으로 RPA기반의 업무 혁신을 구현했다. 1차 RPA를 통한 주요 처리업무는 외국환 제재 리스트 자동 업데이트, 펀드상품 등록 자동화, 기업 만기도래 채권 자동 통보 등이다. 

하나은행은 추가로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2차 RPA 고도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전행 업무확산 뿐만 아니라 해외의 글로벌사업 부문까지 대상으로 했다. 이 결과 KEB하나은행은 지난 5월28일, 연간 8만 업무시간에 대한 RPA 수행체계 구축을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총 19개 은행업무, 22개 프로세스에 34개 협업로봇 ‘하나봇(HANABOT)’을 투입함으로써, 연간 32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측은 AI연계 및 글로벌 모니터링, 영업점 업무까지 RPA를 전행적으로 확대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2차 RPA의 모토를 ‘직원과 협업하는 로봇 솔루션 구현’으로 정하고 업무 범위를 세밀하게 넓혔다. 이에 따라 2차 RPA에서는 ▲8000개 기업 신용등급 자동 업데이트를 통한 통합신용대출 금리 산출 ▲주요 파생거래 실시간 확인 ▲자금세탁 고위험군 데이터 자동 추출 ▲자점감사 녹취항목 자동점검 ▲20개 글로벌 네트워크 대상 재무회계 정합성 점검 및 위험징후 모니터링 등의 본점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와함께 ▲여신 심사를 위한 자동차 원부 자동 발급 ▲가계수신 특인 금리 미연장건 알림 등의 영업점 업무까지 자동화했다. 하나은행은 2차  RPA 구축 과정에서 AI와 연계했다.
하나은행은 앞서 올해 3월 1차 RPA구축 사업 완료 후, 업무량 경감 및 자동화 파급효과가 높은 업무를 선별해 RPA체계를 확대하기위한 2차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진행 초기부터 하나금융그룹의 RPA 솔루션을 ‘하나봇(HANABOT)’으로 브랜드화했다. 특히 부서간 RPA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는 ‘하나봇Day’를 정례화해 로봇과의 협업 필요성에 대한 그룹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2단계 RPA 확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단계 사업을 통해 10개 부서 15개 과제를 중심으로 RPA 적용에 나선다. 앞서 지난해 RPA 사업인 ‘RPA ONE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총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대해 RPA 적용을 마무리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전행 업무에 도입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그 일정에 따라 RPA도입을 진행시키고 있다. 

신한은행 2단계 RPA 확산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여신 심사서류 이미지 첨부 ▲기업여신 심사서류 이미지 첨부 ▲신용평가 심사 서류 이미지 첨부 ▲SPC 재무제표 작성 송부 ▲자동차 등록원부 조회 및 첨부 ▲부동산 공부서류 이미지 첨부 ▲이차보전대출 제외등록 업무 ▲수출입은행 신고수리 월보 자료작성 ▲당발송금 SSI 거래 추출 및 검증, ▲타발(MT950)내도 및 결제자금 확인대상 조회등록, ▲외화자금대사 ▲외화현금 대사 ▲DB/DC 지급 일괄접수 ▲미납퇴직금 입금 조회 및 미입금계좌 통지 ▲e메일 퇴직접수 프로세스 수행 등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역점 IT사업 과제로 ‘RPA솔루션 기반 프로세스 고도화’로 명명된 RPA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업 여신심사 분야에 RPA시스템을 도입키로하고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을 통해 도출된 10개 과제에 RPA를 적용함으로써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RPA 봇’ 관리를 위한 관리포탈 구축도 추진한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모두 RPA 봇 관리 포탈을 통해 RPA운영 제어에 나선 바 있다. 한번 구동시키면 자동으로 운영되는 봇의 특성상 민감한 업무 처리의 경우 이를 관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의 작업 수행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프로세스 모니터링 및 개발, 변경, 프로그램 재사용 여부를 판단하고 로봇의 작업수행 결과 보고 등의 관리적 기능을 지원하게 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가계여신 및 기업여신, 카드 등의 주요업무에 RPA를 도입했다. 서울 서대문 농협은행 본부에 ‘RPA 컨트롤룸’을 구축해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운영 로봇수는 40대로 농협은행은 개인여신 자동기한연기, 카드가맹점 계좌 검증, 비대면 카드심사, 기업체 휴폐업 정보 조회 등의 7개 프로세스에 적용했다. 농협은행은 단순 반복적인 후선업무 중심이 아닌 인터넷뱅킹과 고객센터, 모집인, 제휴기관 등의 다양한 채널과 연결해 실시간 심사 및 계정처리가 가능한 RPA를 구축함으로써 RPA의 도입 범위를 확장했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 RPA적용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2019년에는 재무, 내부통제, 외환 등 본점 업무에 전방위적으로 RPA를 도입할 계획이다.

BNK금융그룹 소속의 부산은행은 지난해 10월, 15개 업무를 중심으로 RPA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부산은행은 RPA 도입으로 연간 7600시간 업무 단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은행 업무의 RPA 도입 검증을 위해 본부부서와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업무를 선정해 진행했다. 그 결과 분기별 부가세 납부 업무, 신탁상품 등록 업무, 인터넷 대출 약정카드 관리 업무 등 15개 업무에 대해 RPA 시범적용을 완료했다. RPA의 도입으로 본부 부가세 납부 담당자가 홈택스에 직접 접속해 세금계산서를 다운받아 일일이 집계하고 금액을 검증하던 것을 이제는 RPA가 수행한다.
  
이와함께 BNK금융그룹 계열사중 여신전문회사인 BNK캐피탈은 올해 7월말까지 '업무 디지털화' 1단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BNK캐피털은 RPA를 기반으로, 국내 캐피털업무에 특화된 업무 자동화(간소화)프로세스 혁신을 이뤄냈다. 그동안 직원들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단순반복 업무들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2단계 전사업무를 대상으로 한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DGB대구은행은 RPA 완전 구축을 위한 첫 발을 떼고, DGB혁신센터(DIC)에 이를 운영하는 ‘RPA 룸’을 만들어 올해 4월부터 첫 운영에 들어갔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은행 업무 아이디어 공모와 내부적으로 RPA 도입을 위한 사전 기술검증을 진행했다. 대구은행이 RPA에 적용대상 업무는 퇴직연금 지급처리 자동화, 지자체 이차 보전금 청구 자동화, 휴·폐업관리 업무 자동화 등이다. 특히 AI 기술을 사용해 청구 및 지급에 필요한 데이터 추출을 인공지능으로 진행했다. 

보험업계, RPA 도입 2단계 구상  

현재 국내에서 RPA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금융업종은 보험사다. 언더라이팅(보험계약)과 관련해  필요한 보험심사 등 관련 업무를 RPA로 대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RPA가 각광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8월, 3개월간의 RPA도입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307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으며 제안자가 RPA 개발툴을 학습한 뒤 아이디어를 RPA로 직접 구현하고 현업에 적용까지 해볼 수 있도록 진행했다. 접수된 아이디어 중 심사를 통해 116건의 RPA 아이디어가 발굴되었고 이 중 47건에 대해 개발이 진행됐다. 

KB손해보험 기존의 장기보험 제지급 관련 등록 업무 시 직원들이 반복적으로 수행해오던 업무 프로세스에 RPA를 적용했다. 실제 4명이 처리하던 업무가 RPA로 대체됨에 따라 한 달간 약 400여 시간의 업무시간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매일 반복적으로 발송되는 실적자료를 대신 작업하고 요청받은 증명서를 자동으로 출력해주는가 하면 인터넷 과장 광고를 로봇이 스스로 검색해 정리해주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KB손해보험은 총 47건의 아이디어로 인한 업무시간 절감 효과는 월 평균 약 3000여 시간에 달했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못한 69건의 아이디어 역시 향후 현업 적용이 완료되면 RPA를 통한 업무 개선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현재 전사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신계약 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 심사 ▲고객 서비스 ▲융자 ▲퇴직연금 ▲인사 프로세스 등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를 우선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고객의 수익률 통계 산출 같은 대량 업무나 보험금 당일 지급 심사 등 반복적 알고리즘을 갖는 업무는 RPA가 자동으로 진행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5월부터 적용 범위를 전사로 확대할 예정인데, 2차 사업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2018년 10월 RPA를 도입했다. 전체 업무중 총 50여개 업무에 우선 적용해 연간 2만4000시간을 절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장기주택 저당차입금 소득공제 대상 확인을 위해 아파트 담보대출 기준시가 조회 및 입력 업무, 콜센터 상담사별 고객만족도 결과 전달, 단체보험 신규가입자 추가가입을 입사일자 별로 청약하는 업무 등에 RPA를 적용했다.
DB손보는 올해 4월초까지 총 28개 업무에 대한 1차 RPA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중이다. 주요 적용업무는 ▲보고서 작성 ▲계약관리 ▲전자문서 관리 ▲자료수집 ▲모니터링 ▲지수 업데이트 등이며 이를 통해 연간 약 2만9000시간 절약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들 업무 외에도 지속적으로 신규업무를 발굴해 RPA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RPA프로젝트 성공하려면? 

세계적으로 RPA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국내외 기업 사이에는 다소 격차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글로벌 기업은 RPA 벤더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RPA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RPA와 관련해 개념증명 및 파일럿, 프로젝트 진입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와관련 투이컨설팅 황인태 책임 책임은 “한국은 해외 기업과 2~3년 정도 차이가 난다”며 “그러나 검증된 기술을 토대로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RPA 발전을 위한 과제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 그 중 하나가 ‘RPA와 AI의 연계’전략다. 다른 디지털 기술과 마찬가지로 AI를 적용하면 완전 자동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프로세스의 최적화’다. 기존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면 RPA 프로세스도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이슈를 발견하고, 적절한 지점에 RPA를 입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업에 RPA를 도입하는 데 있어 금융회사내 각 부서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황 책임은 “일반적으로 RPA는 IT부서에서 제시하고, 현업 부서에서 프로세스가 도출된다”면서 “두 부서의 관계가 좋으면 잘 진행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섣부른 도입과 빈틈 많은 설계가 RPA의 실패로 귀결되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아울러 황 책임은 “RPA를 구축하면 IT 부서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하지만, 현업 부서에서는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내재화 정도에 따라 RPA 속도와 전사 확장이 결정된다.”고 조언했다.

EY한영 이건영 파트너도 “RPA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인력의 재배치, 업무의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파트너는 “RPA는 기존 시스템 교체가 아닌 활용일 뿐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며 “가능성 있는 후보업무의 파악과 RPA와 협업하는 업무 방식의 변화, 그리고 신규 기회 창출을 위한 업무의 재분배 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RPA도입이 비교적 빠른 기업들을 보면, 내부 현업부서와의 의사결정구조가 비교적 유연하고, 소통이 활발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향후 RPA 확산과 맞물려 봐야할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RPA의 성공은 ‘협업과 소통의 결과물’이다. 현실적으로 RPA 전담부서가 현업부서에 RPA를 이식시킬 경우, 기존 현업부서의 반발과 저항도 적지않게 발생한다. 실제로 한 시중 은행의 RPA 관계자는 "RPA를 적용하기위해 여러 부서 실무자들과 회의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해당 부서에서 업무 단위의 세부규정을 문제삼는 경우가 있다. (문제 제기에 대한)상황은 이해 되지만 결과적으로 크게 문제될일이 아닌 것에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러한 보이지않는 조직내 저항은 근본적으로 고용불안이라는 두려움과도 어느 정도 연결돼 있다. RPA가 그 혁신성 못지않게 민감한 시한폭탄과 같은 속성도 동시에 지닌 것은 부인할 수 없다. RPA의 확산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RPA를 인력절감으로 등치시키는 시각이 여전히 국내에선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국내 RPA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각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력을 줄일 목적으로 RPA를 무리하게 확장한다면 기존 프로세스만 왜곡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 은행 RPA부서 관계자는 “실제 도입해 본 결과, RPA는 어디까지나 기존 인력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칠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RPA를 통한 업무 보조의 범위가 10%가 될지 30%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 반복에 의한 중복업무만 줄여줘도 직원의 생산성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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