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11일 한국이 세계최초 5G 상용화 100일을 맞았다. 전세계 5G 가입자 약 77%를 한국에서 확보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소비자 기대에 걸맞은 5G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버리지‧속도 등 품질문제, 콘텐츠 부재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세계 5G 가입자 약 213만명 중 한국은 약 165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간발의 차이로 세계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놓친 미국 10만명의 16배 수준이다. 2위인 영국 15만명보다 10배 많다.

국내 통신3사는 5G 상용화 후 치열한 마케팅경쟁을 치러냈다. 그 결과 전세계 최대 규모 5G 가입자 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5G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모의 경제만을 위해, 무리하게 과열 마케팅전을 실시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와 LG전자 ‘V5씽큐’ 출시 후 불법보조금이 곳곳에 나타났다. 공시지원금도 최대 70만원까지 치솟았다. 공짜폰을 넘어 돈을 받고 판매하는 마이너스폰으로 5G 스마트폰이 전락하면서, 가격적 혜택을 무기삼아 얼리어답터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 5G로 유인했다.

5G는 통신사가 시장점유율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현재 자리를 지키려는 통신사와 뺏으려는 통신사가 뒤섞여 공격적으로 이용자를 모집하게 된 것이다. 실제, 이동통신시장에서 고착화된 5:3:2 구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5G 가입자 점유율 29%를 기록했으며, 연내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KT를 긴장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반기 ‘갤럭시노트10’까지 출시되면 통신3사 간 경쟁구도는 더욱 심화돼 국내 5G 가입자수는 연내 300만명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 가입자들은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5G를 두고 ‘속 빈 강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5G 스마트폰을 구매했음에도, LTE 우선모드로 이용해야 하고 5G 전파가 잡히는 곳보다 먹통인 지역이 훨씬 많다. 건물 내부에서는 5G를 쓸 수 없다.

5G 기지국이 들어선 지하철은 서울만 유일하다. 통신3사 모두 합쳐도 52국에 그친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3사 지하철노선별 5G 기지국 구축현황’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SK텔레콤 3호선 22개국, KT 2호선 6개국, LG유플러스 4호선 20개국‧7호선 4개국으로 서울 지하철에서 5G 사용이 가능한 지하구간은 6%뿐이다.

반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경기권 지하철은 모든 지하구간에 5G기지국이 단 1곳도 설치되지 않았다. 지난 4월 과기정통부는 ‘5G 민관합동TF’를 통해 전국 지하철에서도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선별 기지국 구축 작업을 약속했으나, 지하철 5G 기지국 확충은 여전히 부진한 실정이다.

또한, 지난 달 21일 기준 과기정통부에 신고된 전국 5G 기지국은 총 6만1641개로, 전국에 구축된 LTE 기지국의 7%에 불과하며 이 중 절반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5G 기지국수는 총 2만5921개로 전체의 41%다. 지방의 5G 기지국을 모두 합쳐도 서울과 수도권의 수를 따라가지 못한다. 5G 속도는 300~500Mbps로, 기대했던 20Gbps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5G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부족하다. 통신사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앞 다퉈 내세우고 있지만, 어지러움 등 기술적 해결 사안 등이 존재한다. 사실상 5G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는 아직 나오지 못 한 상황이다.

통신3사 5G 주력 요금제는 데이터 완전 무제한 상품으로, 월 8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LTE 때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5G를 이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편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이 처음으로 5G를 상용화한 리스크라고 하지만, 가입자 늘리기에만 급급했던 탓에 소비자에게 세계최초 5G 수업료를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논란을 정부와 통신사 모두 모르지 않는다. 정부와 통신사가 5G 상용화 100일 기념행사 등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100일 기념 공식 보도자료조차 생략했다. 자축하기 이르다는 판단이다.

윤 의원은 “정부주도 5G 상용화가 100일을 맞았지만, 지하철‧대중장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조차 아직까지도 국민들이 요금을 제값내고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곳들이 너무 많다”며 “정부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무리하게 5G 상용화를 추진하다보니 지금까지도 국민과 통신3사를 비롯한 기업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최초 5G 상용화 최고의 수혜자는 국민이 아닌 바로 정부”라며 “시대의 흐름인 5G기술이 정부의 치적 쌓기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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